제천시 등산로 정비사업에 3억4천만원 투입, 비봉산 등산로는 흔적없이 사라질 '위기' 처해

제천시가 3억4천만원을 들여 옥녀봉과 주론산 등산로 정비사업을 오는 6월까지 추진한다고 한다.

옥녀봉 등산로는 약 0.7km길이에 2억4백만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전망대와 종합안내판, 이정표 등을 설치하고 주론산 등산로는 4.2km길이의 산행코스에 1억3,6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노선 정비와 노후된 시설물을 교체한다는 것이다.

제천시는 '관내 생활권 등산로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정비를 통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만족하는 안전하고 건강한 산행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풍호반케이블카 건설과 함께 폐쇄된 비봉산 등산로는 여전히 폐쇄된채 들머리부터 출입을 통제하는 밧줄이 가로 막혀있고, 등산로는 무성한 잡초에 가려 흔적조차 사라지고 있지만 제천시는 손을 놓고 있다.

청풍호반케이블카를 타야만 비봉산의 정상을 밟을 수 있는 '비봉산의 사유화' 현실을 제천시가 외면하고 있는 셈이다.

"멀쩡한 비봉산 등산로 폐쇄는 수수방관하면서 다른 등산로 정비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이중적 잣대다. 제천시가 비봉산 등산로 폐쇄를 방치하고 있는 것은 청풍호반케이블카 측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는 지적이 있다.   

비봉산 들머리부터 가로막혀 있는 줄과 무성한 잡초로 덮여 흔적조차 희미한 등산로는 사실상 폐쇄된 상태다. (사진=2022년 3월23일 촬영 사진) 

# 비봉산 등산로 폐쇄는 최선책일까?

비봉산은 청풍8경 중 제2경이다. 제1경이 청풍호반인데 지상에선 청풍호반을 다 감상할수 없지만, 비봉산에 서는 청풍호반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가히 청풍8경 중 으뜸이라 할 만하다.

청풍관광마을이 비봉산을 홍보하는 문구에는 "거대한 피라밋처럼 우뚝솟은 비봉산은 등산객의 발길이 뜸하여 원시림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청풍호에 둘러싸여 있어 그리 높지 않은 산임에도 정상은 높다란 전망대로의 가치가 있어 등산인들이나 관광객들의 구미에 맞아 등산로가 개발된다면 상당한 명소로 부각될 것이다. 주말 가족 나들이에 꼭 거쳐가야 할 등산 코스로 자리 매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하고 있다.

비봉산에서 바라본 청풍호 전경, 아시아의 짤츠부르크라 불린다 (사진=청풍관광마을 제공 자료사진)

한 등산인이 비봉산을 등산하기 위해 비봉산을 찾았다가 폐쇄된 등산로를 어렵게 오르는 과정과 소감을 올린 글을 보자.

"비봉산은 등산으로 정상출입이 불가능하다. 개발로 인해 예전 등산로는 모두 폐쇄되었고, 봉정사 들머리 또한 막아놓았다. 현재 비봉산을 갈 수 있는 방법은 케이블카나 모노레일을 타는 방법밖에 없지만 등산인의 입장에서 보면 마뜩치 않다. 아무렴 등산이라면 모름지기 내발로 걸어서 올라야 하는데...이리 번듯한 등산로를 단순하게 폐쇄해 버릴게 아니라, 정상부의 관광시설과 구분할지언정 등산하는 사람들의 배려도 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사네드레의 세상돌아보기 중에서)

제천시는 "등산로를 폐쇄한 것이 아니라 정상부에 청풍호반케이블카 측에서 출입을 못하도록 휀스를 쳐 놓고 있어 등산객이 정상을 가지 못하는 것이다"며 "케이블카측과 정상출입 문제를 협의하고 있지만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청풍호반케이블카 측이 순순히 정상 진입 장벽을 열어줄리 만무하다.  결국 청풍호반케이블카 측에서 길을 열어주지 않으면 비봉산 정상은 끝내 걸어서 오를 수 없다는 말이다.

케이블카 측이 소유한 일부 정상부의 사익이 비봉산 전체의 공익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제천시가 공익적 차원에서 비봉산의 등산로 정비와 정상부의 개방에 힘을 쏟아 주길 시민들은 물론 전국의 등산 애호가들은 바란다.

등산의 카다르시스는 턱까지 차오른 숨, 터질듯한 심장의 박동,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만큼 힘든 두 다리, 정수리에서 발원해 등줄기와 가슴팍을 타고 온몸을 적셔버린 땀방울..., 그 모든 힘듬을 한 순간에 잊게 하는 건 정상에 발을 디뎠을 때의 성취감일게다.

그렇게 천신만고 끝에 걸어서 오른 정상과 기계의 힘을 빌어 디딘 정상의 느낌과 쾌감은 사뭇 다름다. 걸어서 오른 산 정상은 일상에서 절대 맞볼 수 없는 육감의 쾌감과 위대한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의 향연을 어김없이 선물하기 때문이다.

제천의 명산인 비봉산을 찾는 관광객(등산객)들이 이 행복을 맛볼 수 있게 하는 것 또한 제천시 관광정책의 하나이자 손님을 맞이하는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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