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병법] 극장골로 무승부, 벤투호 플랜 B의 너무 무기력한 경기력만 보였다

벤투호가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남미 파라과이 와의 평가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결론적으로 11월 2022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벤투호로서 가능성과 희망 보다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문제점으로 인한 실망과 더불어 풀어야할 숙제만을  안겨준 경기였다. 사실 파라과이를 맞은 벤투호의 컨셉은 플랜 B에 의한 실험이었다고 볼 수 있다. 조현우(31.울산 현대), 김진수(30.전북 현대), 권창훈(27.김천 상무), 김문환(27.전북 현대), 백승호(25.전북 현대), 나상호(26.FC 서울) 등이 선발로 나선 벤투호는 4-4-2 포메이션 변형인 4-1-3-2를 선택, 투톱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 황의조(30.지롱댕 보르도)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렇지만 벤투호의 이같은 플랜 B는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과 다름없어 파라과이 미켈 알미론(28.뉴캐슬 유나이티드)에게 전반 22분, 후반 4분 연속 2실점을 허용하며 문제점을 고스란히 노출시켰다. 평가전의 주 목적은 경기 경과가 아니며 오직 팀 장점을 극대화시키고 단점을 강화 시키는데 있다. 이점을 간과할 때 2018년 8월 벤투호 출범이후 문제점 개선없이 이를 4년 동안 답습하고 있다는 사실은 카타르 FIFA월드컵을 불과 5개월 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한국 축구에게 우려와 염려가 교차한다.

그렇다면 파라과이전을 '반면교사(다른 사람이나 사물의 부정적인 측면에서 가르침을 얻음)'로 삼고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문제점 개선에 '전심전력(온 마음과 온 힘을 다함) '을 다하여 16강 진출의 자산이 될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파라과이전에서 벤투호는 수비형 미드필더 백승호의 수비전환 미흡과 더불어 중앙수비 정승현(28.김천 상무)의 수비력 불안으로 전체적인 수비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채 어렵게 경기를 소화했다.

대한민국과 파라과이 평가전은 벤투호의 월드컵 출전에 아직도 많은 의문을 낳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과 파라과이 평가전은 벤투호의 월드컵 출전에 아직도 많은 의문을 낳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기에서 벤투호가 파라과이를 상대하여 드러낸 문점 중 하나는 최전방 공격수와 최후방 수비수간에 간격이 너무 넓어 파라과이에게 역습과 같은 공격을 쉽게 허용 했다는 점이다. 이는 현대 축구 공수 간격 약 30m이내 유지라는 현실과는 대단히 모순된 축구로서, 강팀의 필수 조건과는 거리가 멀다. 물론 이같은 현상은 김민재(26.페네르바체), 정우영(33. 알 사드)의 부상 결장으로 일시적으로 나타난 문제점으로 볼 수 있다.

사실 파라과이전에서 부정적인 플레이만 나타난 것은 결코 아니다. 그것은 미드필더 황인범(26.FC 서울)이 구사한 질높은 30~40m 크로스 패스다. 결국 이로 인하여 경기 상황 변화는 물론 한편으로 상대에게 심리적으로도 영향을 미치는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이 같은 플레이도 측면에서의 개인 능력과 부분 전술 미흡으로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면서 아쉬움으로 마침표를 찍는데 그쳤다.

지난 6월 2일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1-4로 대패하며 약체로 평가되던 파라과이는 벤투호를 상대로 빠른 플레이와 높은 결정력을 앞세워 약체라는 평가를 무색케 했다. 결국 이로 인하여 벤투호는 속도없는 후방 빌드업 맹점까지 더해져 저조한 경기력 끝에 가까스로 패배를 면하는데 만족했다. 파라과이전에서도 손흥민은 여전히 스타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한국축구 자존심을 지키는데 선봉 역할을 했다. 그렇지만 벤투호의 측면 활용하는 컨셉 플레이와 공수 전환 미흡으로, 손흥민은 필드 플레이에서 진정한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주는데는 2% 부족했다.

이는 벤투호가 손흥민 활용법에 대한 해법을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파라과이전에서 손흥민, 황의조 투톱 효과가 기대이하였다는 점도 한번 곱씹어 볼 필요성이 있다. 이래저래 벤투호는 이번 브라질(2일), 칠레(6일) 파라과이와의 3연전 평가전에서 얻은 것은 변화를 위한 개선 문제점뿐이다. 이점은 4년동안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지만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은 눈을 감고 귀를 막은 채 자신의 축구철학에 고집과 아집으로 일관하고 있다. 진정 벤투 감독의 축구가 파라과이전을 계기로 거듭나길 기대하는 사람은 많다.  

* (전)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사무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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