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병법] 벤투 감독 지도력에 대한 제약과 견제로 개선과 변화 이끌어 내야

축구의 한·일전을 '숙명의 라이벌' '운명의 한·일전' 등으로 일컫는다. 그만큼 한·일전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는 일본의 강점하에 있었던 한국의 역사적 상징성 때문이다. 따라서 1954년 3월 개최된 1954 스위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전 1차전(일본 도쿄) 첫 한·일전부터 '한국은 가위 바위 보'도 져서는 안 된다는 승부에 강한 집념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이번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이하 동아시안컵)에서 일본과의 대전 역시 우승도 관건이었지만 그보다는 승리가 먼저였다.

이에 파울루 벤투(52.포르투갈) 감독 선수 테스트와 로테이션 카드에 방점을 찍고 승리를 위한 최상의 스쿼드 카드를 꺼내 들었고, 반면 일본은 2차전 중국과의 대전에서 무득점 무승부를 기록 거센 비난에 휩싸여 이를 잠재우기 위한 총력전 카드로 맞대응 했다. 그러나 벤투호는 지난해 3월 '요코하마 참사'에 이어 또다시 0-3의 굴욕적인 참패를 당하며 자존심에 큰 생채기를 냈다. 슈팅 4-15, 유효 슈팅 1-7, 코너킥 2-7 여기에 후반 30분이 지나서야 유효 슈팅을 기록할 만큼 그야말로 한국은 경기 내용은 무기력함 그 자체였다.

그렇다면 벤투호의 굴욕적인 참패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이는 단언컨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벤투 감독의 지도력 무능이다. 때문에 이번 참사를 계기로 다시한번 벤투 감독의 지도력을 냉철히 평가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울 필요성이 있다. '지도자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나 할 수 없다'라는 말이 축구계에 회자되고 있다. 이를 직시할 때 이 시점에서 벤투 감독이 애초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수 있는 충분한 지도 능력을 갖춘 인물이던가 하는 의구심이 재조명 된다.

동아시안컵 일본과의 경기에서 참패한 한국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망연자실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동아시안컵 일본과의 경기에서 참패한 한국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망연자실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벤투 감독은 2018년 대표팀 감독 부임 이후 2022 카타르 FIFA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전까지 약 3년여 동안 선호 선수 위주 선발과 기용은 물론 비효율적인 후방 빌드업에 의한 경기 지배 축구로 비난에서 자유스럽지 못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지휘봉을 잡고 급기야 일본전에서 전술, 전략, 용병술 무(無)와 더불어 선수 정신력에 의한 투지 실종의 동네 축구 같은 경기로 악몽과도 같은 참패의 결과물을 얻었다.

그럼에도 벤투 감독은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도자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선수 실수를 탓하고 비교하며 일본이 U-23세 이하 팀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에 상충되는 구차한 자기 논리를 내세우는데 열중했다. 더구나 굴욕적인 참패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우리가 계획했던 대로 경기를 했다" "일본이 잘했다" 등과 같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고 또한 은연중 일본의 우위를 인정하는 듯 한 발언을 서슴지 않아 모두를 공분케 했다.

이런 현실에서 이제 한국 축구는 '벤투에 의한 벤투를 위한' 축구에 더 이상 관대함을 베풀어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한국축구가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카타르 FIFA월드컵에서 2002 한·일 FIFA월드컵과 같은 신화 창조는 아니더라도 이에 버금가는 역사를 써야 한다는 당연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벤투 감독 지도력으로서는 기대와 희망은 '언감생심(어찌 감히 마음이 생긴단 말인가라는 뜻)'에 불과하다.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후방 빌드업에 의한 경기 지배 축구도 좋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한국 문화와 이에 비롯되는 한국 선수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징을 토대로 한 가장 한국적인 축구에서 경쟁력을 갖춘 전술, 전략 및 체력 정신력이 뒷받침 되었을때 빛이 날 수 있다. 반면 벤투 감독 축구 철학은 이와는 거리가 먼 채 나홀로 길을 걸어오며 개선과 변화에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있다. 그렇다면 카타르 FIFA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가능성과 진면목을 되찾기 위하여, 이제부터 라도 벤투 감독 축구 철학 구현 의지에, 일정 부분 제약과 견제로 개선과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카타르 FIFA월드컵에서의 한국 축구 기대와 희망은 어쩌면 공허한 메아리로 남을 수밖에 없게 될는지 모른다.  

* (전)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사무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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