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처세훈(處世訓)’을 갖고 계시는지요? 사전에서 ‘처세훈’을 찾아보았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려 세상에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교훈’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처세는 ‘사람들과 어울려 세상에서 살아가는 일’ ‘시대의 흐름을 따르고 남들과 사귀면서 살아가다.’라는 뜻이지요.

저 역시 오래전부터 이런 ‘처세훈’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조금은 바보같이, 무조건 베풀며, 세상을 위해 맨발로 뛴다.』

‘범유하심자(凡有下心者) 만복자귀의( 萬福自歸依)’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릇 마음을 낮추는 사람은 만 가지 복이 스스로 돌아온다.’라는 뜻이지요. 톨스토이의 <바보 이반> 중에서 이런 우화(寓話)가 있습니다.

어느 마을에 바보 소리를 듣는 아이가 있었지요. 동네 아이들이 바보라고 불리는 아이를 놀리기 위해 50원 짜리 동전과 100원 짜리 동전을 놓고 마음대로 집어 가라고 하면, 이 아이는 항상 50원 짜리 동전 만을 집는 것입니다. 그러면 동네 아이들은 어떤 동전이 더 좋은 것인 줄도 모른다며 이 아이를 놀려 댔지요.

이런 아이의 모습이 안타까웠던 동네 어른이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얘야! 50원 짜리 보다 100원 짜리 가 더 큰 돈이란다. 100원 짜리로 더 좋은 것을 살 수 있으니 다음부터는 100원 짜리 동전을 집으렴!” 이 말에 아이는 웃으면서 말합니다. “아, 저도 알지요. 하지만 제가 100원 짜리를 집으면 동네 아이들이 다시는 그런 장난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면 저는 돈을 벌지 못하잖아요.”

어떻습니까? 누가 바보일까요? 바보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구분은 과연 무엇일까요? 우리의 섣부른 판단이 어쩌면 자신을 바보로 만드는 것은 아닐까요! 톨스토이는 말했습니다.

「내가 바보가 되면 사람들은 나를 보고 웃는다. 저보다 못한 놈이라고 뽐내면서 말이다. 내가 바보가 되면 마음씨 착한 친구가 모인다. 불쌍한 친구를 돕기 위해서. 내가 바보가 되면 약삭빠른 친구는 다 떠난다. 도움 받을 가치가 없다고. 내가 바보가 되면 정말 바보는 다 떠나고 진정한 친구만 남는다. 내가 바보가 되면 세상이 천국으로 보인다. 그냥 이 대로가 좋으니까.」

유명한 러시아의 작가 톨스토이는 「전쟁과 평화」, 「부활」, 「안나 카레니나」 등과 같은 위대한 작품을 우리에게 남겼습니다. 톨스토이가 세계적인 작가가 된 배경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는 백작의 아들로 태어나 1 천 여 명의 농노(農奴)를 거느린 영지(領地)에서 부유하게 자랐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등 5개 국어에 능통했으며, 피아노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교양이 풍부한 분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섯 남매를 남겨 놓고 톨스토이가 태어난 지 1년 6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지요.

7년 뒤 아버지 니콜라이도 뇌출혈로 돌아가셨고, 할머니도 그 충격으로 9개월 만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는 청년이 되어 대학 입학 시험을 보았지만 떨어졌고, 다시 도전하여 대학에 들어갔지만, 허무함으로 대학 생활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고향 땅에 돌아가 농노들과 함께 이상적(理想的)인 농촌을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신분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농노들과 하나가 되지 못하여 그 꿈도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그는 군(軍)에 입대(入隊)하여 전쟁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크림 전쟁’의 생생한 체험을 바탕으로 아버지의 가족과 어머니의 가족을 모델로 삼아 「전쟁과 평화」라는 작품을 쓰게 되었는데, 그 작품으로 베스트 셀러 작가(作家)가 되었습니다. 그는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갈채를 받았고, 부귀영화(富貴榮華)를 누렸습니다.

그러나 삶의 허무와 죄에 대한 공포, 불안한 마음은 어찌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적(閑寂)한 시골 길을 걸어가던 중, 시골 농부를 만났습니다. 그의 얼굴이 유난히 평안(平安)해 보였고, 톨스토이는 그가 너무 부러워 농부에게 ‘평화의 비결’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그 농부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예, 조금은 바보같이 사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톨스토이는, 시골 농부보다 더 불행하게 사는 자신을 되돌아보았습니다.

그날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조금은 바보같이, 무조건 베풀며, 이웃을 위해 맨발로 뛴다.’와 같은 뜻의 말로 처세훈으로 삼고 살았던 것입니다. 그는 <세 개의 의문>이란 글에서 우리에게 세 가지 질문(質問)을 던졌습니다.

첫째,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언제인가?

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시간은 ‘지금’이다.

둘째, 이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이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사람은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이다.

셋째,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선(善)을 행(行)하는 일’이다.

어떻습니까? 우리는 도반 동지들을 위하여 과연 무엇을 했을까요? '조금은 바보같이, 무조건 베풀며, 도 반 동지들을 위해 정열적으로 뛰면 어떨까요!

단기 4355년, 불기 2566년, 서기 2022년, 원기 107년 9월 5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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