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한 채 편의점 들어가 "강간하려 한다" 도움 요청
경찰 출동 후 실랑이...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수갑 채워
자해 막기 위해 수건으로 입 틀어막은 뒤 심정지...열흘째 의식불명

[경남=뉴스프리존]박유제 기자=거제의 한 40대 여성이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던 중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뇌손상 등으로 생명이 위독해진 사건이 발생해 경찰의 과잉대응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직장 생활을 하다가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던 여성 A씨(41)는 지난달 26일 새벽 2시쯤 전날 밤 계모임에 참석했다가 만취한 상태에서 집을 나간 뒤 누군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한다며 인근 편의점에 들어가 도움을 요청했다. 누가 성폭행을 시도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피해자 가족이 편의점 CCTV를 확인한 결과 A씨는 편의점 직원과 함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경찰 2명이 편의점에 도착했고, 곧바로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40대 여성이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다 수갑을 찬 채 뇌손상을 입은 편의점 앞 ⓒ뉴스프리존

CCTV 화면에는 A씨가 경찰을 밀치거나 툭툭 치는 듯한 모습과 함께 곧바로 경찰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A씨에게 수갑을 채웠고, 이에 A씨는 머리를 벽과 바닥에 부딪히며 저항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A씨와 사실혼 관계에 있다는 B씨는 "A씨가 자해를 한다고 판단한 경찰이 누워 있는 여성의 입을 수건으로 틀어막았고, 잠시 후 A씨가 호흡곤란을 호소하려는 듯 경찰을 툭툭 치다가 서서히 팔에 힘이 빠지면서 축 늘어지는 영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심정지 상태에 빠진 A씨는 잠시 후 도착한 119구급대에 의해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인근 대우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심각한 뇌손상이 진행돼 의료행위가 불가능하다는 병원 측 판단을 받았다.

결국 보호자 등에 의해 양산부산대병원으로 긴급 후송된 A씨는 응급실에서 이틀간에 걸쳐 저체온치료 등을 받고 중환자실로 입원한 상태지만, 열흘이 지난 5일 현재까지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B씨는 이와 관련 "병원에서는 A씨가 의식을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며 환자를 요양병원으로 옮길 것을 권유했다"면서 "장기기증 안내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뉴스프리존>은 거제경찰서 신현지구대에 전화를 걸어 사건 경위를 알아보려 했지만, 담당자가 없어 자세한 내용을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A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긴급 체포했던 거제경찰서 신현지구대 ⓒ뉴스프리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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