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problem, 그럼요

오래전 배낭 하나 짊어지고 몇몇 나라를 돌아본 적이 있습니다. 중국에서 칭짱 열차를 타고, 멀리 티베트와 네팔을 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석가모니 탄생지인 룸비니에서, 인도로 들어가 근 한 달 간 인도 각지를 여행했지요. 그때 가장 많이 들어 본 말이 ‘노프라블럼(No problem)’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이 <류시화 작가의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에 나와 반가운 마음에서 ‘노프라블럼(No problem)’이란 글을 요약 정리하여 전합니다.

인도 여행하는 도중에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이 바로 이 ‘노 프라블럼!’(문제가 될 것이 없어요!)입니다. 언제 어디서 어떤 문제가 닥쳐와도 그들은 “노프라브럼”이라고 말합니다. 돈이 없어도 ‘노프라블럼’이고, 자전거가 펑크가 나도 ‘노프라블럼’이며, 죽을 뻔하다가 살아났어도 이미 살아났으니 ‘노프라블럼’이지요.

기차가 무한정 연착해도 ‘노프라블럼’이고, 인도 대사관에 비자 재촉을 해도 ‘노프라블럼’이니 무조건 기다리라고 합니다. 이미 수천 년 전부터 정해져 있는 대로 모든 일이 잘 진행될 텐데 왜 스스로 안달하고 초조해져서 자신을 괴롭히냐는 것이지요. 여행 중에 잘 방이 없어 나무 밑에 쭈그리고 앉아 있어도 ‘노프라블럼’이라고 타이릅니다. 그들이 ‘노프라블럼’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결론적으로 이런 것입니다.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로 결코 자신을 괴롭히지 말라는 것’입니다. 인류는 수만 년 동안 맨발로 정글 속을 누비고 다닌 역사가 있습니다. 그러니 당신이 몇 시간 동안 맨발로 다닌다고 해서 원숭이로 퇴화하는 건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학 입시에 떨어졌는가?’ ‘노프라블럼’입니다.

대학에 갖다 바칠 등록금으로 인도 여행을 떠나면, 몇 년을 귀족처럼 다니면서 대학에서 배울 수 없는 소중한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누가 약속을 안 지켰는가?’ ‘노프라블럼’입니다. 그 사람은 이미 그런 식으로 약속을 안 지키도록 수천 년 전부터 정해져 있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그는 자신에게 맡겨진 배역을 훌륭히 해낸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가 그 배역을 당신 앞에서 해 보인 데는 분명히 어떤 교훈이 있을 것이니까요. 짐작건대 인도 사상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이, 틀림없는 희랍 철학자 ‘에픽테토스’와 비슷합니다.

“삶에서 잃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떤 경우에도 나는 이러 이러한 것을, 잃었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그것이 제자리로 돌아갔다고 말하리라. 그러면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을 것이다.”

‘너의 배우자가 죽었는가?’ 아닙니다. 그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간 것 뿐입니다. ‘너의 재산과 소유물을 잃었는가?’ 아닙니다. 그것들 역시 본래의 위치로 돌아간 것입니다. 여기 다 년 간의 인도 여행에서 내가 터득한 <노프라블럼 명상법>을 소개합니다.

1.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면서 ‘노프라블럼!’을 열 번 씩 외친다.

이것을 가장 신성한 만트라(주문)로 여기고, 잠자기 전에도 거울을 보면서 ‘노플라블럼!’이라고 큰소리로 열 번 외친다.

2. 누구를 만나더라도 ‘노프라블럼!’ 이라고 인사한다.

그리고 모든 대화를 ‘노프라블럼!’이라는 말로 시작한다. 상대방이 자신을 머리가 이상한 사람으로 여긴다 해도 그런 것쯤은 ‘노프라블럼’으로 여길 수 있어야 한다.

3. 수첩과 노트의 맨 앞 장에 굵은 글씨체로 ‘노프라블럼!’이라고 적어 놓는다.

당신이 대여점에서 책을 빌려다 읽었는데, 맨 앞장에 ‘노프라블럼!’이라고 적혀 있다면, 당신도 순간적인 깨달음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

4. 고민 있는 사람이 있으면, 모든 것이 다 ‘노프라블럼’임을 설명해준다.

그래도 그가 계속 고민하면 포기하지 말고 더욱더 ‘노프라블럼’을 말해줘야 한다. 그러면 언젠가는 그 사람도 이 삶에 문제 될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깨달을 것이다.

5. 이 ‘노프라블럼 명상법’의 충실한 실천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말한 방법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다 해도, 화를 내지 말고, ‘노프라블럼!’하고 외쳐야 한다. 당신이 이 명상법을 실천하지 않는다고 해도 당신의 인생에서 문제 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떻습니까? 이 ‘노프라블럼 명상 법’이요? 인도의 영적 스승 ‘사티야 사이 바바’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곧잘 아는 것이 힘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문제를 초월하는 자세가 더 큰 힘이다.”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은 단순 명쾌합니다. 그리고 모든 일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정열적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남과의 비교에서는 걱정거리는 많이 찾아옵니다.

도움도 안 되는 걱정거리는 털어버리는 것이 즐겁고 건강한 삶의 첫걸음입니다. 어려운 일도 좋은 일도 슬픈 일도 즐거운 일도 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걱정거리는 없습니다. <노프라블럼>입니다. 어떤 일도 시간을 당하는 것은 없습니다. 낙천적인 삶이 바로 ‘안빈낙도(安貧樂道)> 아닌가요!

단기 4355년, 불기 2566년, 서기 2022년, 원기 107년 9월 7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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