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c&e, 삼표, 염소더스트 발생없다..거짓으로 드러나
한일, 아세아 염소더스트 수치조작 의혹, 정확한 검증 있어야
허위실적보고, 정보공개거부 등 처벌 수위 '초미 관심'

[충북=뉴스프리존] 박종철 기획취재본부장=그 동안 쌍용c&e(동해공장, 영월공장), 삼표시멘트 등의 시멘트 회사들이 시멘트 제조공정 중 발생하는 지정폐기물인 염소더스트의 발생이 없다고 공표한 것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지난 10월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원주지방환경청 국정감사에서 노웅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시멘트 공장별 염소더스트 유해물질 지정폐기물 현황' 자료를 근거로 2015년 이후 쌍용C&E와 삼표시멘트의 염소더스트 발생량과 처리량 실적이 전무한 점과 불법매립 의혹 등을 제기했다.

특히 쌍용C&E는 동해공장 야적장 및 공장정문 앞 잔디밭 염소더스트를 불법매립했고,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지적할 것을 대비해 불법매립한 현장을 석회석으로 덮어 불법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환경부는 의혹을 검증하기 위한 긴급 조사단을 파견해 쌍용c&e 불법매립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하는 등 불법매립이 있었는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c&e가 염소더스트를 상습적으로 불법 매립해 왔는지 여부가 조만간 밝혀질 전망이다.

만약 쌍용c&e가 염소더스트를 불법매립한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친환경을 내세웠던 쌍용c&e의 기업이미지의 추락은 물론 이에 대한 처벌 수위도 가볍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쌍용c&e가 영월공장 폐광산에 추진하는 '쓰레기매립장' 건설에도 그 여파가 미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쌍용매립장'은 2년전 환경영향평가(초안)을 제출한 후 2년 동안 본안 심사평가서를 제출하지 않고 기회만 엿보고 있는 상태다.

쌍용c&e는 영월공장 폐광산에 축구장 26개 규모의 대형 쓰레기매립장 건설을 추진중이다. 이를 위해 2020년 환경영향심사(초안)을 제출한 후 지금까지 본안심사서를 제출하지 않고 기회만 엿보고 있다.

'의성쓰레기 산 처리 일등공신' '유연탄 대체 폐플라스틱 100% 전환으로 탄소 zero 달성' '친환경 선도기업' 등의 가면속에 숨겨진 쌍용c&e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날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염소더스트 불법처리 의혹은 2009년도 환경부 국정감사에서도 같은 사안으로 지적된 바 있다. 당시 환경부는 철저한 관리감독으로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환경부와 시멘트 업계는 그 후 13년 동안 전혀 개선의 노력도 하지 않고 방관하고 은폐해 왔다. 국회의 지적과 권고를 철저히 무시하고 외면했다고 볼 수 있다.

환경부의 비호하에 시멘트 업계의 불법이 13년 동안이나 버젓이 자행되어 온 어처구니 없는 대한민국 환경정책의 현주소다.

한편 노 의원은 한일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에 대해 폐기물 사용량 증가에 비해 염소더스트 발생량이 감소한 점을 들어 수치 조작 의혹도 제기했다. 하지만 염소더스트 발생량의 변화가 실제 수치를 조작한 것인지, 아니면 설비보완 등으로 염소더스트 추출의 효율성을 높인 결과인지는 보다 정확한 조사에 따른 근거로 판단되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

단순히 수치변화만으로 수치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염소더스트 발생을 줄이기 위해 설비효율성을 높이고자 꾸준히 설비투자를 해왔던 자구 노력이 자칫 염소더스트를 불법 처리한 부도덕한 기업으로 싸잡아 낙인 찍힐 수 있기 때문이다.    

# 염소더스트 불법 처리 철퇴=예견된 결과

지난 해 <세계뉴스통신>은 쌍용c&e를 비롯한 8개 시멘트 공장에서 발생하는 염소더스트 처리에 대한 의혹을 집중 보도 한 바 있다(본 기자 재직시 기획취재).

당시 원주지방환경청은 2015년~2019년 동안 시멘트 공장에서 발생하는 염소더스트의 '발생량, 처리량, 운송업체, 처리업체'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기업의 영업상의 기밀'이라는 이유를 달아 비공개 결정을 했다.

이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하자 원주환경청은 심의위원회를 열어 발생량과 처리량에 대해서만 공개하는 '일부공개' 결정을 했다. 하지만 염소더스트의 처리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운송업체와 최종처리업체는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추적 조사 시 발생량과 처리량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불법처리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쌍용c&e(동해공장,영월공장), 삼표시멘트, 한라시멘트 등 해안 3사는 발생량과 처리량 조차도 정보공개를 거부했다. 당시 원주환경청은 '쌍용c&e, 삼표시멘트는 염소더스트 발생실적이 없다'는 비공식 입장을 밝혔다.

쌍용c&e동해공장의 시멘트 제조공정에서 염소더스트로 추정되는 포대자루들이 공장내부에 쌓여있다. 쌍용c&e는 그동안 원주지방환경청에 염소더스트 발생실적을 보고하지 안았다. 즉, 염소더스트 발생이 없다고 보고한 것이다.(사진=최병성)

또 원주지방환경청은 염소더스트 발생실적을 보고하지 않은 쌍용c&e(동해공장, 영월공장), 삼표시멘트에 대한 폐플라스틱 등의 폐합성수지 반입량 및 폐기물 내 염소함유량 정보공개청구에 대해서도 '영업상의 기밀'이란 이유를 달아 비공개 결정을 했다. 정보공개청구 내용에 쌍용c&e의 염소더스트 '불법처리의혹' 제보에 따른다는 내용을 적시했지만 원주지방환경청은 단 한번도 조사에 착수 하지 않고 업체의 '비공개' 요청만을 받아들였다. 

나아가 원주지방환경청은 시멘트 공장 염소더스트 불법 처리 의혹'에 대한 보도가 10여차례 나가는 동안에도 코로나를 이유로 정기조사조차 실시하지 않았다. 염소더스트 처리의혹을 철저히 외면하고, 묵인해온 원주환경청의 상습적 '직무유기'라 할 수 있다.

한편 올해 7월 본지가 원주환경청에 다시 8개 시멘트 공장을 대상으로 염소더스트 '발생량, 처리량'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서도 쌍용c&e(동해공장), 삼표시멘트는 여전히 염소더스트 발생이 없다(실적없음)고 보고했다. 노 의원이 이 번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핵심 내용중 하나다.

또한 쌍용c&e영월공장은 2015~2020년까지 염소더스트 발생실적을 보고하지 않았는데, 2021년에만 888t이 발생했다는 보고내용을 공개했다. 이 공장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폐합성수지류를 부연료로 사용해 온 점에 비추어 볼 때 그 동안 발생하지 않았던 염소더스트가 2021년에만 갑자기 발생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즉, 2015년~2020년까지 폐합성수지류를 반입해 처리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원주지방환경청에 '실적없음'이라고 보고한 것은 허위이고 은폐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이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와 검증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불법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는 동안 지정폐기물을 관리·감독하는 주무 관청은 문제 의식조차 갖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환경부가 지정폐기물인 염소더스트의 실제 발생량이 얼마나 되고,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실태 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폐기물을 처리해 준다는 얄팍한 명분을 이유로 더 이상 시멘트 업체를 ‘비호’하고, 국민 안전을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 염소더스트 수치 조작 의혹

노 의원은 쌍용c&e, 삼표시멘트의 불법매립과 함께 한일·아세아시멘트의 염소더스트 수치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폐기물 사용량이 5∼10% 증가했음에도 오히려 염소더스트는 감소한 것을 두고 수치를 조작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한 듯 하다.

본지가 이 의혹에 대해 해당 시멘트 공장을 방문해 취재한 결과 및 8개 시멘트공장 폐합성수지 사용량 대비 염소더스트 발생량에 대한 자료를 받아 확인한 바에 따르면 염소수치가 줄어들었다고 해서 수치조작을 했다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2015년~2020년 사이 폐합성수지류의 사용량 대비 염소더스트 발생량의 추이를 보면 폐합성수지류의 사용량과 염소더스트의 발생량이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일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의 수치조작 의혹을 폐합성수지 사용량 대비 염소더스트 발생량을 추적해 살펴보면, 한일(현대)시멘트의 경우 폐합성수지사용량 대비 염소더스트발생은 2016년(100,064톤/3941톤), 2017년(88,291톤/4284톤), 2018년(97,408톤/4309톤), 2019년(100,006톤/2255), 2020년(129,047톤/7256톤)으로 폐합성수지사용량과 염소더스트발생량 사이에 명확한 인과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세아시멘트의 경우는 2016년(107,217톤/2717톤), 2017년(99,130톤/3869톤), 2018년(86,193톤/2793톤), 2019년(80,592톤/1214톤), 2020년(94,700톤/663톤)으로 이 역시 폐합성수지류의 사용량과 염소더스트발생량이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는 정보공개를 거부한 쌍용c&e, 삼표시멘트 외 다른 시멘트 공장들의 경우도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폐합성수지류의 성상에 따라 염소의 함유량이 달라지므로 같은 양의 폐합성수지류를 사용해도 염소더스트의 발생량은 그때 그때 다르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보여진다. 

또, 각 킬른(시멘트의 원료를 분쇄하여 적당한 비율로 혼합한 것을 고온으로 소성하는 가마)에 설치된 염소더스트바이페스(시멘트 제조공정에서 예열기의 폐색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염소성분을 추기하여 전체 시멘트 제조공정을 안정화시키는 공정을 염소바이패스(CL BY-Pass) 공정이라고 함)의 설비효율에 따라 염소발생량의 차이가 있다. 단순히 수치의 변화에 근거해 수치조작 의혹으로 몰아가서는 안되는 이유다.

아세아시멘트는 "최초 공정에서 염소를 추출할 당시에는 조분과 미분이 혼합한 상태로 조합원료의 상당량이 염소와 함께 인출되는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설비 개선과 공정 최적화 및 품질관리를 통해 염소더스트의 발생을 감량했다"고 해명했다. 즉 염소바이패스 설비효율이 낮을 때는 염소더스트 추출시 원료가 함께 추출되어 염소더스트의 비중이 높았지만 설비개선 등의 효율을 높이는 노력으로 점차 염소더스트의 발생량이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아세아시멘트는 2020년 3호킬른의 설비개조를 통해 질소산화물 및 염소더스트 발생을 줄이고 있다. 사진의 오른쪽이 새로 설비를 완료한 3호킬른

근거로, 아세아시멘트는 2015년~2016년 1호킬른 및 4호킬른의 염소바이패스시스템(CBS)의 설비효율증대에를 위해 36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2020년~2021년 3호킬른에도 34억원을 들여 염소바이패스시스템 설비를 개선하는 등 염소더스트의 발생을 줄여가고 있는 중이다. 아세아시멘트는 이러한 폐기물 발생 감량 공정 사례를 인정받아 2018년 산업부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