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수위 ‘강대강 전략’ 허점노출

한미 당국이 지난 10월 31일부터 6일간 일정으로 F-35A, F-35B 스텔스 전투기 등 240여 대를 동원해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을 진행한 가운데, 북한은 11월 2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의 금번 미사일 발사 3발 중 1발은 경북 울릉군 방향으로 향하다가 북방한계선(NLL) 이남 공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남쪽 방향으로 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8월 22일, 4년여 만에 야외 기동훈련까지 펼쳐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최대 규모 한미연합훈련 ‘을지 프리덤실드’가 실시되면서, 북한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 무차별적 각종 도발을 서슴지 않으면서 긴장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북한은 미사일 도발로 한미일 3국에 대해 여러 유형의 인내력을 시험하면서, 이들 3국의 미국의 국내정치에 개입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는 대목은 북한의 강대강 대응에 맞서는 우리의 미사일 발사 체계에 심각한 오류가 극명하게 표출되고 있어서이다.

바로 지난 10월과 최근 11월까지 우리 대한민국 미사일 시스템에 치명적 허점이 생생하게 노출된 것이다. 최근 공대지 미사일 발사 오류, 현무-2C 탄도미사일 낙탄 사고에 이어 천궁 공중 폭발, 패트리엇(PAC2) 요격미사일 발사 오류가 이어지면서 한반도 긴장 속 우리 군의 대응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만일 전시(戰時)였다면 어떠했을까?

▽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1월 4일 “11월 2일 오전 11시께부터 오후 3시께까지 북한 군용기 약 180여 개의 비행 항적을 식별해 대응조치를 했다”고 밝히면서 “북한 군용기는 전술조치선(TAL) 이북의 내륙과 동해와 서해상 등 다수지역에서 작전했다”고 부언하고 있다.

여기에서 맞대응 전략으로 우리 군이 북방한계선 이북으로 공대지 미사일을 발사하는 과정에서, 원래 의도대로 미사일이 발사되지 않는 결함이 발생했다. 당시 군은 KF-16 전투기에서 스파이스-2000 유도폭탄 1발 및 F-15K 전투기에서 슬램-ER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2발 등 모두 3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KF-16 전투기의 스파이스-2000은 원래 2발을 쏘려고 했지만 첫 발이 정상 발사된 이후, 두 번째 폭탄이 목표 설정 과정에서의 오류가 발생해 발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F-15K에서 슬램-ER 미사일 2발을 발사하기로 돼 있었는데, 첫 발은 정상 발사됐지만 두 번째 미사일의 불발로 다른 예비 전투기가 나머지 1발을 발사한 것이다.

▽ 북한이 지속적인 도발을 감행한 가운데 우리 군의 요격 미사일이 11월 2일 잇따라 발사에 실패했다. 충남 보령 대천사격장에서 공군이 개최한 ‘2022년 유도탄 사격대회’ 때 벌어진 일이다. 적 항공기는 물론 탄도미사일까지 탐지, 추적해 요격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한 중거리 유도무기 천궁(天弓) 미사일 1발은 불량으로 비행 중 자폭 처리됐고, 같은 대회에서 패트리엇(PAC2) 요격미사일은 발사 직전 오류가 포착돼 발사가 멈췄다.

천궁은 2017년 전력화 이후 지난해까지 17발 모두 발사에 성공했는데 이번이 첫 번째 발사 실패 사례다. 또한 패트리엇 미사일은 2013년 이후 2021년까지 모두 23차례 발사됐는데, 이 가운데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정상 요격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대회 중 발생한 일이지만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제 기능을 발휘해야 할 무기들이 맥을 못 춘 것이다.

▽ 지난 10월 5일,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동해를 향해 지대지 미사일 네 발을 발사했다. 우리 군과 주한미군이 강원 강릉 지역에서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해 ‘에이태큼스(ATACMS) 2발씩, 총 4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해 가상 표적을 정밀 타격했다.

여기에서 우리 측 에이태큼스(ATACMS)의 2발 중 1발이 비행 도중 추적 신호가 끊긴 것이다. 발사 1발이 해상에서 설정된 표적 구역에 탄착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에이태큼스는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개발한 육군 전술용 지대지 미사일이다. 이전 ‘에이태킴스(ATACMS) 미사일은 지금까지 북 미사일 대응 훈련에서 100% 발사에 성공했다.

▽ 지난 10월 4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에 대응해 우리 군이 쏜 ‘현무 미사일’이 비정상 비행 끝에 부대 내부로 떨어졌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ⅡC’를 발사했지만 비정상 비행 후 낙탄(落彈) 사고가 났다. 미사일은 목표 방향인 동해가 아닌 반대편 서쪽으로 날아가 기지 내에 추락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민가로부터 불과 700m 떨어진 곳에 탄두가 떨어진 것이다.

‘현무-2C’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한화가 생산했다. 특히 현무2는 사거리에 따라 크게 A, B, C로 나누인다. A가 사거리가 300km(2t)짜리, 제일 짧은 거고. B가 500km(1t), C가 800km(탄두중량 500kg) 정도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맞선 군의 현무-2 계열 사격이 실패로 돌아간 건 지난 2017년 9월 15일, 북한의 화성-12형 미사일 발사에 대응하기 위한 훈련에서 현무 2A가 발사 직후 낙하, 바다에 떨어진 이후 5년 만에 일어난 두 번째 사고이다.

연동시스템 점검 ‘운용능력 제고’를

실제 윤 정부 출범 이후 한미동맹 강화 및 한미일 삼각 공조가 대두되면서 북한에 매우 불리한 상황이 조성되면서 북한의 무력도발은 더욱 공세적이다. 북한의 속셈은 한반도 긴장을 한층 지속 고조시킨 후 7차 핵실험으로 방점을 찍고, 사실상 핵보유국의 위상을 갖고 미국과 담판에 나서려 한다.

이러한 일촉즉발 위기국면에서 최근 우리 군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적을 정밀타 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주장한 것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었던 것이다. 우리 군은 대응 발사시 사전 점검을 철저히 실시했다고 밝힌바 있다. “발사 전 매뉴얼 준수 지침에 따라 미사일 외관 점검부터 표적 좌표 입력, 신호 정보 확인 등 발사를 위한 모든 절차를 확인했다’고 주장한다.

탄도미사일은 발사 후 탐지 및 요격이 어렵고, 빠른 비행속도로 인해 대응 시간이 제한되어 주변 및 관련 국가에 매우 위협적인 무기체계이다. 탄도미사일 신뢰도는 검사주기의 기간과 자체점검 및 정기검사의 수준에 심대한 영향을 받는다.

최근 일련의 사건은 관성항법시스템과 위성항법장치(GPS)로부터 얻어지는 미사일의 위치, 속도 및 방향 등의 원격 측정(Telemetry) 데이터를 전달해주는 전송기에 오작동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밀한 원인 분석과 함께, 미사일에 대한 정밀검사를 빈번하게 진행해야 한다.

이와 함께 지난 2일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울릉도를 향하자 현지에서는 대단한 혼선이 빚어졌다. 울릉도에는 사이렌 소리만 요란했을 뿐 정작 주민들은 어떤 상황인지 알지 못했고 왜 공습경보가 발령됐는지도 알지 못했다. 울릉군에는 8곳의 지하대피소가 있고 3천 여 명 수용할 수 있지만 정작 울릉도 주민들은 대피 장소가 있는지도 몰랐다. 탄도미사일은 파괴력이 커 오발사고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비행동선상의 주민·시설 안전 대책도 보다 세심하게 다듬어야 한다.  에 정부는 앞으로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께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고 유사시(有事時)에 일사불란하게 대응해서 국민의 안전을 챙길 필요가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5일 오전 11시 32분께부터 11시 59분께까지 북한이 평안북도 동림 일대에서 북한 서해상으로 발사한 SRBM 4발이 포착됐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5일 오전 11시 32분께부터 11시 59분께까지 북한이 평안북도 동림 일대에서 북한 서해상으로 발사한 SRBM 4발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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