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럭비부의 주축, 윤영민과 이영민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

INTRO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여름, 어김없이 찾아온 폭염 속에서 구슬 같은 땀을 흘리는 이들이 있다. 4년 만에 재개되는 정기 연고전에서 4연승을 이어가기 위해 훈련에 전념하고 있는 연세대학교 럭비부 선수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연세대학교 럭비부는 올봄 출전했던 2022 OK 코리아 슈퍼럭비리그에서 고려대학교 럭비부에 두 번 패배하며 우승을 내줬던 쓰라린 경험을 설욕하기 위해 여름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불태우고 있었다. 이번 시스붐바 ‘케미스토리’에서는 동료로서, 그리고 친구로서 특별한 케미를 보여주는 연세대학교 럭비부의 두 주전 선수 윤영민과 이영민을 만나봤다.

프로필

윤영민

▶ 윤영민 2001. 08. 16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 20학번
양정중-양정고-연세대
포지션: 넘버8 (8번), 센터 (13번)
신장/체중: 187cm / 100kg

윤영민은 연세대학교 럭비부(이하 연세대)의 주전 센터로 활약하고 있다. 공격과 수비에 모두 가담하는 중책을 맡는 센터에서, 윤영민은 공수 양면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작년부터 연세대의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22 OK 코리아 슈퍼럭비리그 단국대학교전에선 경기 시작 후 채 5분이 되기 전에 2회 연속 트라이를 성공하는 뛰어난 득점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상황에 따라 넘버8 포지션으로 출전하는 멀티성 역시 갖추고 있다.

이영민

▶ 이영민 2001. 06. 20
연세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 20학번
부평중-인천기계공고-연세대
포지션: 플랭커 (6번)
신장/체중: 181cm / 100kg

이영민은 연세대 포워드진의 주전 플랭커로 활약하고 있다. 플랭커는 스크럼 방향을 조절하는 역할과 함께 태클과 럭을 가장 많이 해야 하는 궂은일을 도맡는 포지션이다. 이영민은 포지션에 걸맞은 헌신적인 태클로 상대의 공격을 저지하는 플레이에 강점을 보이지만, 그와 동시에 공격 상황에서의 과감한 돌파로 백스진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플레이에도 능하다. 화려하거나 돋보이지는 않더라도 팀의 승리를 위해 꼭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언성 히어로”라고 할 수 있다.

시스붐바(이하 시붐): 윤영민 선수이영민 선수 반갑습니다최근에는 무엇을 하며 지내셨나요?
이영민(이하 이): 저희는 요즘 정기 연고전(이하 정기전) 준비 때문에 훈련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속초로 전지훈련을 갔다 온 뒤로 쭉 학교에서 운동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시붐: 훈련 때문에 바쁘셨다면 윤영민 선수도 마찬가지겠네요?
윤영민(이하 윤): 네 맞습니다. 

시붐그렇다면 본격적으로 인터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두 분이 친해진 계기는 무엇인가요?
윤: 저희가 처음 만난 게 2019년 청소년 국가대표 때였는데, 거기서 같이 훈련도 받고 중국으로 국제 대회도 나가면서 많이 친해졌던 것 같습니다.
이: 그 다음 해에 20학번으로 같이 입학하면서 다시 만나 쭉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시붐혹시 럭비부 정재성(체육교육학과 21)과 박재성(스포츠응용산업학과 21) 선수를 인터뷰한 시스붐바 2021년 12월호 케미스토리 읽어 보셨나요?
윤: 네, 큰재짝재 인터뷰 잘 읽었습니다.
이: 저도 저희 럭비부 후배들 이야기라 재밌게 봤습니다.

시붐럭비부의 ‘재성’ 둘에 이어서 ‘영민’ 둘을 인터뷰하는 게 어떻게 보면 신기한 우연인데두 분의 이름이 같아 있었던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윤: 재밌다고 할 만한 건 없었는데, 학교에 있거나 친구들끼리 있을 때 누가 “영민아”라고 부르면 저희 둘이 같이 쳐다보는 일이 몇 번 있었습니다.

시붐그렇다면 서로를 부를 때는 무엇으로 부르는지 궁금합니다.
이: 저희는 서로 그냥 “영민아”라고 부릅니다. 따로 별명을 지어서 부르거나 하지는 않아요.

시붐평소 두 분이 사석에서 만났을 때 함께 하는 활동이나 공유하는 취미가 있나요?
윤: 저희는 주로 술을…
이: 네, 술자리를 좀 자주 갖습니다.

시붐: (웃으며살짝 예상치 못한 답변인데 혹시 그 외엔 뭐가 있을까요?
이: 예쁜 카페를 찾아서 같이 가기도 합니다.
윤: 네 맞습니다. (함께 웃음)

시붐감사합니다여기까지는 두 분의 일상에 관한 질문이었고요이제 운동과 관련된 질문들을 좀 드리려고 합니다훈련이나 경기 중 둘의 케미가 빛났던 순간이 있었다면 언제였나요?
윤: 저는 작년 춘계 럭비 리그 단국대전에서 (이)영민이가 트라이를 성공했던 상황에서 케미가 제일 빛났던 것 같습니다. 저희 팀이 찬 공을 제가 잡아서 (이)영민이에게 패스로 연결해줬는데, 그다음에 (이)영민이가 태클을 피하고 트라이를 성공했습니다. 그때 그 플레이에서 저희 호흡이 좀 잘 맞지 않았었나 싶습니다.
이: 저는 어떤 순간이 떠오르기보다는, 그냥 평상시나 술자리에서 같이 장난치거나 농담하는 게 가장 잘 맞는 사람이 (윤)영민이라서 훈련이나 경기 중에도 케미가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시붐한 분은 포워드에서한 분은 백스에서 활약하고 있는데 서로가 각 포지션에서 어떤 선수인지 평가해주세요.
윤: (이)영민이는 담당하는 포지션 자체가 팀에서 좀 궂은일을 많이 해야 하는 포지션이에요. 뛰기도 많이 뛰어야 하고, 수비 상황에서 말도 많이 해줘야 하는데 그런 것들을 좀 묵묵히 잘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윤)영민이는 주로 센터를 보는데, 경기 중에 팀이 파이팅할 수 있게 분위기를 올려주면서도 좋은 태클이랑 트라이로 한방을 보여주는 선수인 것 같습니다.

시붐그렇다면 여기서 좀 더 나아가서 선수로서 서로에게 배우고 싶은 점혹은 닮고 싶은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윤: 일단 성격적인 부분에서 저는 모든 것을 귀찮아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런데 (이)영민이는 아무리 귀찮은 일이어도 묵묵히 해내는 스타일이라서, 이 친구의 그런 성실한 면을 좀 본받고 싶습니다. 또 (이)영민이가 시합 때 태클을 굉장히 열심히 하는데, 수비적으로 플레이할 때 보여주는 투지 있는 모습들을 닮고 싶습니다.
이: 저는 약간 과묵한 스타일이고 (윤)영민이는 평소에나 운동할 때나 말을 좀 많이 하는 스타일인데, 그런 활발한 면을 좀 닮고 싶습니다. 또 (윤)영민이가 팀에서 득점을 가장 많이 하는 선수 중 한 명인데, 선수로서는 그런 득점력을 가장 배우고 싶습니다.

시붐감사합니다그렇다면 이제 정기전 관련 질문들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3학년 선수로서 첫 정기전을 앞둔 심정이 궁금합니다.
윤: 코로나 19 때문에 3학년이 되고 나서야 첫 정기전을 뛰게 됐는데, 경기장이 꽉 찰 정도로 관중이 많은 시합을 뛰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당장은 실감이 잘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훈련하고 노력한 만큼 다른 경기보다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마음이 더 큽니다. 
이: 제가 긴장을 좀 많이 하는 편인데, 처음 뛰는 정기전이 4년 만에 개최되는 중요한 경기인 만큼 관심도 상당한 것 같아 중압감이 꽤 큽니다. 하지만 (윤)영민이랑 마찬가지로, 저도 꼭 이기고 싶은 마음입니다.

시붐그렇다면 정기전에 임하는 두 분의 비장한 각오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 연세대학교가 정기전 3연승, 그 중 럭비부는 4연승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연승 기록을 꼭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윤: 최근 비정기 연고전이 몇 게임 있었는데 질 때마다 너무 분하고 억울했습니다. 팀원들 모두 이번 정기전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까, 하나로 뭉쳐 꼭 승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시붐마지막으로 서로에게 전하는 응원의 말 한마디씩 부탁드립니다.
이: 서로 얼굴 보고 얘기하나요?
시붐눈 마주치고 서로 응원해주세요하는 김에 이왕이면 손도 잡으면 어때요?
윤: 손잡을까?
(웃음과 함께 어색하게 손을 잡는 두 선수)
윤: (이)영민아 너는 시합때마다 항상 열심히 하고 잘해주니까, 이번에도 팀을 위해 좀 더 노력해줬으면 좋겠다. 해보자 한번.
이: (윤)영민아 너도 지금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할 거니까, 정기전 이제 두 달 남았는데 같이 잘 준비해서 이겨보자.
윤: 그래. 이겨보자!

OUTRO
인터뷰 끝에서 손을 잡고 서로에게 응원의 말을 건네며 장난스러운 웃음을 띄는 선수들이었지만, 그 속에는 함께 뛰는 동료에 대한 믿음과 승리에 대한 굳은 결의가 담겨있었다. 경기장 안에서나 밖에서나, 어디서든 드러나는 두 ‘영민’의 남다른 케미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2019년 태풍 '링링', 그리고 2020년, 2021년 코로나 19로 인해 세 차례 미뤄졌던 럭비 정기전. 오랜 기다림 끝에 첫 정기전을 맞는 두 3학년 선수의 훌륭한 활약과, 그에 따르는 연세대의 필승, 연승, 압승을 시스붐바가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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