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 병법] '지는 해' 아르헨티나 메시, '뜨는 해' 프랑스 음바페 잠재워

경기는 잘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다. 하지만 이 문제에 선수들의 신체 컨디션이 아닌 상대방 작전에 의해 잘 안된다면 결국 패배를 감수 할 수 밖에 없다. 프랑스가 바로 그랬다. 19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루시일의 루시일 스타디음에서 열린 2022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결승전 '탱고 군단' 아르헨티나와 '뢰블레 군단' 프랑스의 맞대결에서, 3-3 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아르헨티나가 4-2로 승리를 거두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실로 1986년 멕시코 FIFA월드컵 우승 이후 36년만에 숙원을 푼 아르헨티나의 감격적인 우승이었다.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한판 승부는 한편으로 '지는 해'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와 '뜨는 해' 킬리안 음바페(24.파리 생제르맹)의 격돌이기도 하여 더욱 큰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양팀 대결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아르헨티나 리오넬 스칼로니(44) 감독의 치밀한 분석에 의한 맞춤 작전(전술, 전략)으로 프랑스는 후반 중반까지 최악의 경기력으로 결국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아르헨티나는 프랑스를 상대로 두 가지 작전 카드를 꺼내 들었다. 먼저 조별리그 부터 드러난 프랑스의 오른쪽 풀백 취약 공략을 위한 노장 앙헬 디 마리아(34.유벤투스) 선발 출격 카드와 프랑스 중원의 핵 앙투안 그리즈만(31.아틸레티코 마드리드) 플레이 봉쇄를 위한 수비 시 4-3-3 전형 채택이 바로 그것이었다.

결국 아르헨티나의 이 같은 작전은 디 마리아 카드가 '신의 한수'로 작용하며 전반 23분 프랑스 우스만 덤벨레(25.FC 바르셀로나)의 성급한 수비로 인한 페널티킥을 메시가 성공시켜 기선을 제압했고, 이어 36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5번의 환상적인 원터치 패스로 연결된 플레이를 디 마리아가 왼발로 깔끔하게 마무리 아르헨티나는 전반전을 2-0 스코어로 마쳤다.

사진: 크로아티아를 누르고 결승에 진출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세리머니 모습.
사진: 프랑스를 누르고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세리머니 모습.

한편으로 아르헨티나가 수비 시 공간을 최대한 봉쇄하기 위하여 구사한 4-3-3 전형은 후반 중반까지 그야말로 프랑스에게는 해법을 찾을 수 없는 그물망 수비 그 자체였다. 이에 프랑스 올리비에 지루(36.AC 밀란)와 그리즈만은 제한된 단순한 플레이에 그쳐 전반 후반과 후반 초반 각각 경기장을 떠나야 했고, 팀은 전체적으로 실수를 연발하며 경기 흐름과 분위까지도 완전히 아르헨티나에게 넘겨줬다.

그러나 후반 19분 아르헨티나의 디 마리아 교체에 의한 수비적인 축구 전환으로 경기 양상은 급변하여, 프랑스는 경기 주도권을 잡으며 맹공을 펼쳐 후반 35, 36분 음바페가 페널티킥과 2대1 패스에 의한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연속 아르헨티나 골문을 갈라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실로 후반 중반까지 완벽한 경기력으로 프랑스를 압도하며 승리가 확실시 되던 아르헨티나에게 프랑스의 투혼을 불사르는 반격으로 승리 분위기에 패배의 그림자가 엄습하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위기의 상황을 극복하며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 간 아르헨티나는 뒷심을 발휘 연장 후반 3분 메시의 천금같은 멀티골로 달아나며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또다시 연장 후반 12분 음바페에게 페널티킥 해트트릭 골을 얻어 맞는 승·패의 갈림길에 섰지만 결국 실축없는 승부차기로 대망의 우승 고지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120분 간의 혈투는 세계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에 길이 남을 명승부로서 부족함이 없었다. 쫓고 쫓기는 숨막혔던 경기의 긴장감은 물론 '지는 해' 메시와 '뜨는 해' 음바페의 뜨거웠던 득점 레이스는 '전입가경'이어서 흥미진진했다.

진정 아르헨티나 우승은 겹경사가 아닐 수 없다. 그것은 우선 7골 3도움의 맹활약을 펼친 메시의 '축구의 신' 등극이며, 아울러  '볼든 볼(MVP)' 주인공과 함께 2001년 생으로 영플레이어상을 거머쥔 엔조 페르난데스(21.벤피카)는 물론 골든글러브 역시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30.아스톤 빌라)가 수상하여 비록 음바페에게 골든슈를 넘겨주기는 했지만 4개 중 3개 부문 개인상을 싹쓸이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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