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 조곡동사무소 인근에 “건축과는 조곡 행복주택 건립…동물자원과는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 사업비 편성”
-시의회, 공유재산 취득·변경 의결 없이 안하무인격 예산 편성 후 의결 요청 ‘황당’

[전남=뉴스프리존] 조용호 기자=전남 순천시가 동일 부지에 두 개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행정의 일관성 부족과 아니면 말고식 정책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순천시가 구 조곡동사무소 (빨간색) 인근에 당초 행복주택 건립을 추진하면서 최근에는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을 추진 중인 부지. (사진=구글 캡처)
순천시가 구 조곡동사무소 (빨간색) 인근에 당초 행복주택 건립을 추진하면서 최근에는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을 추진 중인 부지. (사진=구글 캡처)

21일 순천시에 따르면 조곡동 193-3번지 일원에 신혼부부와 사회초년생, 대학생 등 젊은 층이 주거 불안 없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공공임대주택인 '조곡 행복주택' 140가구 건립 부지로 국토교통부로부터 최종 선정됐다.

이렇게 후보지로 선정된 ‘조곡 행복주택’은 2023년 12월 준공할 예정이었지만, 민선 8기 노관규 시장이 당선된 이후 추진동력이 떨어지면서 최근에는 해당 부지에 반려동물 놀이터 건립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건축과 관계자는 “행복주택 부지는 순천시에서 매입하고, 시행사는 LH주택공사에서 직접 공사를 할 예정이었으며, 현재 진행 상황은 LH측이 용역사 선정 등 설계용역을 추진 중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시 동물자원과 관계자는 “행복주택 부지를 두 개로 나누어서 대형 반려견과 소형 반려견 등의 놀이터 건립을 추진하기 위해 시의회에 놀이터 건립사업비 4억 원의 예산을 의결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렇게 동일 부지에 두 개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자, 건축과 관계자는 “시의회에서 놀이터 예산을 의결하면, LH와 협의를 통해 사업을 포기할 수 있다”고 시의회에 공을 넘겼다.

또 동물자원과 관계자는 “해당 부지 인근에 반려동물 문화센터가 내년에 준공될 예정이므로 행복주택 건립보다는 반려동물 놀이터 운영이 더 효율적으로 판단하고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 이영란 의원은 “지난 10월 24일 제264회 순천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노관규 시장이 ‘행복주택을 건립하겠다’고 답변했으며, 더욱이 LH 측이 조곡 행복주택 설계 공모작을 발표하는 등 설계비용 약 6억 원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언론 보도되었다”고 전했다.

또 시의회 예결위 김미연 위원장은 “집행부에서 행복주택 건립에 대해서 공유재산법에 따라 시의회에 의결을 받은 뒤, 사업변경으로 반려동물 놀이터를 조성하려고 한다”며 “이럴 때도 시의회에 의결 사항이지만, 의결을 받지 않고 예산을 먼저 편성한 것은 행정 절차상 막대한 하자로 이번 예산 편성은 삭감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의원은 “시 집행부가 2023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예산 항목을 사업과 관련이 부족한 실·과에 끼워넣기식 예산을 편성하고 시의원들에게 전방위 압박을 하고 있다”며 “사업에 실용성도 부족하고 특히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고 집행부에 날을 세웠다.

이러한 순천시 입장에 대해서 LH 관계자는 “조곡 행복주택은 변함없이 추진 할 계획이며, 해당 부지에 또 다른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듣지 못한 사안이”라며 “현재 설계작 선정과 함께 설계용역과 관련 계약을 체결하고 설계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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