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조사 마친 이재명, 지지자들 '김건희 특검'으로 화답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밤 검찰 소환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오늘 제시되는 여러 자료들을 봐도 제가 납득할 만한 그러한 것들은 없었던 것 같다"고 일축하면서도 "어차피 답은 정해져서 기소할 것이 명백하고, 또 조사과정에서도 그런 점들이 많이 느껴졌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이에 이재명 대표를 기다린 지지층에선 '김건희 특검'을 외치며 화답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출석한 이재명 대표는 12시간 가량 검찰조사를 받고 오후 10시42분쯤 밖에 나왔다. 그는 "조사하는 검찰 측도 고생 많으셨다. 늦은 이 시간까지 기다려주신, 또 함께해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결국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이재명 대표가 검찰 조사에 들어갈 때 배웅했던 박홍근 원내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 김성환 정책위의장, 정청래·박찬대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는 늦은 시간까지 성남지청에 남아 그를 맞았다.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다수 시민들도 성남지청 바로 앞인 남한산성입구역 3·4번 출구에 속속 모여들어 그를 응원하고 배웅했으며, 역시 늦은시간까지 성남지청에 남아 그를 다시 맞이했다. 

이재명 대표가 밖에서 짧은 입장문을 발표하자 이재명 대표를 반대하는 측에서 "이재명씨 고개숙여"라고 하자,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김건희를 특검하라"고 연이어 외치며 막아섰다.

이날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이 오전부터 대거 모여들어 그를 적극 응원했다. 이재명 대표 응원을 위해 지방에서 몇 시간 동안 올라온 지지자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은 '윤석열 검찰'의 이재명 대표를 향한 '정치적 수사'를 규탄했으며 "무당의 점괘에 이재명만 죽이면 된다더냐?" "민생은 뒷전이고 칼잡이 앞세워 정치탄압 굥" "대장부 이재명을 응원한다" "뻔뻔하고 대책없고 기가막힌 뻔대기 정부" "검언경 엄숙히 경고한다. 이재명 대표님께 예로써 사과와 경위를 '표명'하라" "윤기중(윤석열 대통령 부친) 소환해" 등 규탄하는 문구를 쏟아냈다.

또 이재명 대표를 응원하는 이들의 모습도 대거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은 "용기야 솟아라"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할거야" "동지들이 왔어요" "나의 대통령 이재명" "지행합일 대장부 이재명을 응원합니다" "이재명의 죄는 국민을 사랑한 죄입니다" "이재명은 바로 나다. 사랑합니다" 등의 문구를 보냈다. 이에 소위 친윤단체들도 반대쪽 도로를 사이에 두고 이재명 대표 구속을 외치며 맞불집회를 이어갔다. 

"기업들 유치해서 세수 확보하고 일자리 만들었는데, 비난받을 일?"

이재명 대표를 노리는 검찰이 그에게 적용한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공여이며, 검찰은 이재명 대표가 지난 2015~2017년 성남시장 재직 중 성남FC 구단주를 맡으면서 두산건설·네이버 등으로부터 성남FC(제3자)에 후원금을 내도록 해 이득을 보게 한 뒤 그 대가로 기업들의 부정한 청탁을 들어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18년 6월 바른미래당이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 후보를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경기분당경찰서는 이를 3년여간 조사해 무혐의 처분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올해 2월 보완수사를 지시한 바 있다.

이재명 대표는 검찰이 자신에게 적용한 제3자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성남FC의 광고계약은 성남시 행정과 관계없는 영업 성과라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표에게 한 푼도 흘러간 돈이 없으니 뇌물죄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이며, 성남FC측에서 광고를 유치하면 세금을 절감해서 성남시민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설명이다. 또 기업으로부터 받은 돈은 후원금이 아닌 정당한 광고 집행비이고, 이를 구단 운영비로 전액 투명하게 사용됐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표는 검찰 조사 전 밝힌 입장문에서 “이재명이 성남시장으로서 성남시에 기업들을 유치해서 세수를 확보하고 일자리를 만든 일이, 성남시민구단 직원들이 광고를 유치해서 성남시민의 세금을 아낀 일이, 과연 비난받을 일이냐”며 “이렇게 검찰이 권력을 마구 휘두르면 어느 지방자치단체장이 기업 유치를 하고 적극행정을 해서 시민의 삶을 개선하고 도시를 발전시키겠냐”고 일갈했다.

이같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정치적 탄압' 논란에 대해, 민주당 측에선 '김건희 특검'으로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 추진을 위해 당내 ‘김건희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진상조사 TF’를 결성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9월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한 바 있는데 다시 시동을 걸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날 정청래 수석최고위원은 성남지청 앞에서 발언을 통해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 모든 아내도 법 앞에서 평등해야 한다. 대통령 아내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다"라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건희 수사는 안하는 건가 못하는 건가"라고 직격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재명 죽이기 이 수사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반드시 '김건희 수사 왜 안합니까?' 국민과 함께 물으면서 김건희 여사도 반드시 검찰 출석하는 그 모습을 저희가 보여드리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