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2월26일 성북동 연우재갤러리 초대전
도판위에 그려낸 사신도 호작도 등 선보여

[서울=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우리문화와 예술에 관한 연구는 나의 정체성에 관한 연구와 본질적으로 닿아있다. 오랜 기간 미국에 거주하는 동안 나와 다른 문화에 젖어있는 사람들과 접하면서 나와 그들의 차이와 그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나와 한국문화를 이야기하는 것이 다르지 않음을 느꼈다. 나를 설명할 때 한국을 이야기하게 되고 한국을 소개할 때 나를 빗대어 이야기하게 된다. 나를 정의하는 것 안에 한국이 있다. 나는 자연스럽게 한국적 취향을 가지고 있으며 이 취향은 나를 정의해주어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 다른 독특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나의 작품에는 한국적인 색과 선이 자연스럽게 베여 있으며, 나는 이런 한국적인 미감과 소재들을 좋아한다.”

한국적 미감을 도자회화에 담아내는 최원선 작가의 초대전이 31일~2월26일 성북동 연우재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신도(四神圖)와 호작도(虎鵲圖)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작품들이 소개된다.

“사신도는 네 방위를 수호하는 좌청룡, 우백호, 전주작, 후현무를 그린 것인데, 경복궁에 있는 조선의 법궁인 근정전 외부에 놓여있는 사신(四神) 돌 조각을 사진으로 찍어 그것을 보고 도판에 새겨 그린 작품이다. 우리에게 친근한 까치는 희망을 상징하는 파랑새로 표현하여 네 방위 신과 함께 있는 모습으로, 장수를 의미하는 십장생인 구름과 소나무와 함께 작품의 배경으로 등장시켜 작품에 희망과 장수의 의미를 더하였다.”

호랑이와 까치가 등장하는 호작도는 벽사의 의미로 새해에 부적과도 같이 그려져 사용된 그림이다. 임금님이 하사하기도 하고 사대부와 일반인들이 선물로 주고 받기도 했다.

“호작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작품을 통해 따듯한 의미를 전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됐다.”

그의 작품 제작 방식은 일반적인 도자회화의 작업방식과 차별성이 있다. 도판에 도자안료를 사용하여 만든 물감을 바르고 뾰족한 도구로 선을 그어 이미지를 표현한다. 이 작업은 마치 판화의 에칭 작업과 닮아있어 그는 이것을 세라칭 (Ceramic+Etching = Ceraching) 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하여 그려진 작품에 유약을 입혀 1250도 고온의 가마에 굽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작품으로 완성된다. 굽는 과정에 가마의 온도나 여러 변수에 의해 작품이 변하기도 하고 깨지거나 색이 사라지기도 한다. 도자회화는 이런 변수들을 거쳐야 작품으로 만날 수 있다. 도자기처럼 천 년을 견디어낼 생명력의 탄생이다.

중앙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최원선 작가는 세종대학교 융합예술대학원에서 도자회화를 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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