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적 판단으로 부산대 압박해 '의전원 입학취소' 파장 제공, 文정부 막판 국비지원받은 부산대·국민대·동양대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가 6일 '김어준의 겸손은 어렵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저는 떳떳하고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 이제 조국 전 장관의 딸이 아니라, 조민으로 당당하게 숨지 않고 살겠다”고 선언하고 공개적 SNS 활동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런 가운데 그의 부산대 의전원 입학 취소 결정 파문의 빌미를 제공한 유은혜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수상한 행적이 회자되고 있다.

유은혜 전 부총리는 지난 2021년 3월 조민씨의 부산대 의전원 입학과 관련해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대학은 판결과 별도로 입시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일련의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며 소위 '정무적 판단'으로 부산대를 압박한 바 있다. 당시 정경심 전 교수의 재판결과는 1심만 나왔고, 항소심 판결조차 나오기 전이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조민씨의 부산대 의전원 입학 취소 결정 파문의 빌미를 제공한 유은혜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수상한 행적이 회자되고 있다. 그는 조민씨의 부산대 의전원 입학과 관련해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소위 '정무적 판단'으로 부산대를 압박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조민씨의 부산대 의전원 입학 취소 결정 파문의 빌미를 제공한 유은혜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수상한 행적이 회자되고 있다. 그는 조민씨의 부산대 의전원 입학과 관련해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소위 '정무적 판단'으로 부산대를 압박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초 부산대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내세워 정경심 전 교수에 대한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입학 취소 결정을 내리지 않았었는데, 이를 교육부의 수장이 공개적으로 압박한 것이었다. 결국 그해 8월 정경심 교수의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이 선고됐고, 부산대는 그로부터 약 2주 뒤 조민씨에 대한 입학취소 '예정처분결정'을 내렸다. 

당시 부산대 측은 문제의 '동양대 표창장'이 평가 대상도 아니었으며, 조민씨의 의전원 합격에는 어떠한 영향도 없었다면서도 입학 취소라는 해괴한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후 국민의힘과 '조선일보' 등은 조민씨가 국가고시를 통해 정당하게 취득한 의사면허도 박탈해야 한다며 조국 전 장관 일가를 더욱 사냥한 바 있다.

이같은 유은혜 전 부총리의 '정무적 판단'은 부산대의 '입학취소' 결정은 말할 것도 없고, 정경심 전 교수의 항소심 판결에도 분명 영향이 갔을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정부기관의 수장이 마치 '입시 비리'가 사실인 것처럼 규정하는 발언을 했으니, 재판부의 판단에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검찰개혁에 앞장서 목소릴 내는 진혜원 부부장검사는 6일 페이스북에서 유은혜 전 부총리의 행동을 두고 "감독기관장이 직접 학생 이름을 거론하면서 조치하라는 발언을 하면 피감독기관들은 압박을 느끼지 않을까 싶은데, 어쨌거나 이 여성분은 부총리 직위에 있었으면서도 특정인에 대해 조치하라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여러차례 한 것 같다"고 짚었다.

진혜원 부부장검사는 유은혜 전 부총리에 대해 "퇴임 직전인 2022. 4. 28. 부산대학교에 국비를 지원하는 결정을 해줬다. 퇴임 완전 직전인 2022. 5. 2.에는 Yuji 논문으로 유명한 학교(국민대학교)에 240억 원을 지원하는 결정을 해주기도 했다"라고 짚기도 했다.

조민씨의 의전원 입학 취소결정을 내린 부산대나, 김건희 여사의 표절논문 건을 그대로 덮어버린 국민대나, 조국 전 장관 일가 사냥의 빌미를 제공한 동양대에 대해 유은혜 부총리 시절 교육부가 이상할 정도로 지원해줬다는 지적이다. (사진=고승은 기자)
조민씨의 의전원 입학 취소결정을 내린 부산대나, 김건희 여사의 표절논문 건을 그대로 덮어버린 국민대나, 조국 전 장관 일가 사냥의 빌미를 제공한 동양대에 대해 유은혜 부총리 시절 교육부가 이상할 정도로 지원해줬다는 지적이다. (사진=고승은 기자)

문재인 정부가 끝나기 직전인 지난해 4월 28일 교육부는 3단계 산합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3.0) 대학 76개교를 선정, 최대 6년간 3025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여기에 부산대가 포함돼 있다. 부산대는 기술혁신선도형에 포함됐고, 국민대는 수요맞춤성장형에 포함됐다. 국민대는 이후 보도자료에서 '오는 2027년까지 총 240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고 소개한 바 있다.

진혜원 부부장검사는 "표창장의 주역인 동양대학교도, 2022. 5. 18.경 원래는 탈락했다가 추가 선정으로 3년간 90억 원의 지원금을 받게되기도 했다"라고 소개했다. 앞서 동양대는 지난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탈락했다가, 다시 정부지원을 받게 된 것이었다. 그해 5월 18은 윤석열 정부 시기지만, 사회부총리 자리는 김인철 당시 후보자가 각종 부정 논란으로 낙마하면서 공석이었던 상황이다. 

조민씨의 의전원 입학 취소결정을 내린 부산대나, 김건희 여사의 표절논문 건을 그대로 덮어버린 국민대나, 조국 전 장관 일가 사냥의 빌미를 제공한 동양대에 대해 유은혜 부총리 시절 교육부가 이상할 정도로 지원해줬다는 지적이다.

진혜원 부부장검사는 "표창장 판결이야 법원이 한다고 하더라도 교육부 조치 독촉 후 예산 배정은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고, 말로는 공정성이 중요해서라고 하겠지만 점을 연결하면 선이 드러나는 법"이라고 짚었다. 

진혜원 부부장검사는 "장애인 자녀를 둔 여성 의원분의 딸 입시나 아들 해외 대학 입시나 건륭대제의 동생으로 알려진 분의 논문에 대한 태도와 달리 유독 조민 선생 한 사람에게 과잉 반응했고, 목적이 달성되자 돈으로 보상해 준 것은 아닌지 싶은 의심을 강하게 주는 일련의 사태"라고 강조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가 6일 '김어준의 겸손은 어렵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저는 떳떳하고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 이제 조국 전 장관의 딸이 아니라 조민으로 당당하게 숨지 않고 살겠다”고 선언하고 공개적 SNS 활동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김어준의 겸손은 어렵다 뉴스공장 방송 중)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가 6일 '김어준의 겸손은 어렵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저는 떳떳하고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 이제 조국 전 장관의 딸이 아니라 조민으로 당당하게 숨지 않고 살겠다”고 선언하고 공개적 SNS 활동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김어준의 겸손은 어렵다 뉴스공장 방송 중)

즉 유은혜 전 부총리가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자녀들의 입시부정 논란이나 김건희 여사의 각종 표절 논문 건에 대한 태도와는 상반되게, 조민씨에게만 유독 가혹했다는 지적인 것이다.

진혜원 부부장검사는 "부산대, 국민대, 동양대에 꼼꼼히 건승 기원한 분, 누가 꽂았을까요"라며 유은혜 전 부총리의 추천과 임명·신뢰 배경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유은혜 전 부총리를 무려 3년 8개월(2018년 10월~2022년 5월)이나 부총리 자리에 기용하며 최장수 장관 기록을 세워준 바 있다.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표까지 반려하며 힘을 실어줬던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보다도 재임기간이 더 길다. 

유은혜 전 부총리는 이처럼 본인이 부산대에 결정을 압박하고도 그 뒤에 벌어진 후폭풍에 대해 결자해지 하긴커녕 뒤로 숨기에 바빴다. 지난 2021년 9월 '조민씨에 대한 부산대의 위법한 입학취소 결정 반대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35만여명이 서명하며 유은혜 당시 부총리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했으나, 정작 청와대는 본질과 관련 없는 엉뚱한 답변만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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