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식민사관' 담긴 3.1절 기념사, 일본에서 크게 환영·만족하는 이유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을 '협력 파트너'로 칭하고 일제강점기 원인으로 한민족의 미숙함을 지목하고 나서며 논란을 자초했다. 이는 뉴라이트 식민사관과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인데, 일본 언론에선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영채 게이센여학원대 국제사회학과 교수는 2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방송에서 일본 주요신문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1면에 보도했다고 소개하며 "마쓰노 관방장관도 바로 반가운듯이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중요한 이웃나라라 언급했고, 일본의 주요 미디어들이 어제 이 내용에 대해서 '드디어 한국이 반일을 탈피한 나라가 되었다'라고 하면서 아주 반가워하는 거 같다"라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을 '협력 파트너'로 칭하고 일제강점기 원인으로 한민족의 미숙함을 지목하고 나서며 논란을 자초했다. 이는 즉 뉴라이트 식민사관과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을 자초한 것인데, 일본 언론에선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을 '협력 파트너'로 칭하고 일제강점기 원인으로 한민족의 미숙함을 지목하고 나서며 논란을 자초했다. 이는 즉 뉴라이트 식민사관과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인데, 일본 언론에선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사진=연합뉴스)

이영채 교수는 "일본 정부 입장에선 '한국에 강경정책을 해왔고 적대적으로 일체 타협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이 이렇게 온화하고 일본이 원하는대로 따라왔다'(고 받아들이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채 교수는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관련한 일본 언론의 현재 논조에 대해선 "(한국 정부가)대체로 지불하겠다고 하지만 실제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는 상황에선 일본이 만족할 수 없다. 이걸 주요논조로 얘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영채 교수는 "한국정부가 기대한만큼 일본 정부나 사회가 거기에 대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닌데, 오히려 한국이 어떻게 보면 위의 사람 눈치보면서 알아서 기고 들어오는 것이 정상이라고 것을 오히려 증명해준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영채 교수는 올해가 '관동대학살(1923년 발생) 100년'이 되는 해임을 짚으며 "그 시작은 3.1 운동이 국민주권 회복하고 독립을 요구했던 것"이라며 "10년이나 경찰이나 군대 가지고 통치했지만 국민들이 주권회복을 외쳤던 거고 여기에 가장 두려워했던 일본이 자경대로 조선인들을 학살한 해였던 것"이라고 의의를 짚었다.

이영채 교수는 "이러한 역사인식은 한일간에서도 합의된게 많이 있기에 올해는 더 뜻깊은 기념사가 되어야 했다"며 "최근엔 유럽에서도 독일을 비롯해 식민지 시대에 대한 사죄문이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영채 교수는 "그렇다면 올해 3.1 기념사는 훨씬 더 우리들의 역사관과 세계인식을 보여줄 수 있는 찬스임에도 오히려 대통령이 초등학교 작문수준도 안된 이러한 수준의 기념사를 했다. 오히려 일본에서도 의아해한다"라며 "대통령의 역사인식과 연설문에 대해선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이건 하나의 외교참사라고 할 수 있다"라고 짚었다.

이영채 교수는 "대통령은 '한일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한일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대표적 사례로 봐야할 것 같다"라고 일갈했다.

이영채 교수는 강제징용 배상문제와 관련, "한국정부가 기대한만큼 일본 정부나 사회가 거기에 대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닌데, 오히려 한국이 어떻게 보면 위의 사람 눈치보면서 알아서 기고 들어오는 것이 정상이라고 것을 오히려 증명해준 것"이라고 직격했다. 사진은 1일 오전 열린 서울시민 평화인권훈장수여식에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영채 교수는 강제징용 배상문제와 관련, "한국정부가 기대한만큼 일본 정부나 사회가 거기에 대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닌데, 오히려 한국이 어떻게 보면 위의 사람 눈치보면서 알아서 기고 들어오는 것이 정상이라고 것을 오히려 증명해준 것"이라고 직격했다. 사진은 1일 오전 열린 서울시민 평화인권훈장수여식에서 강제징용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영채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현재 일본에 대한 인식에 대해선 "90년대 중반처럼 아직 일본내에 자유주의 세력이 그래도 남아 있을 때 분위기를 의식하고 있는 듯하다"라며 "아베 정권 이후에 일본은 그런 자유주의 세력 자체도 없어진 극우보수가 중심이 된 사회라 봐야한다"라며 현실에 뒤떨어진 인식을 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영채 교수는 또 한국측에서 '한일정상회담'에 대한 고려를 하고 있다는 설에 대해선 "이건 한국측 보도이지, 일본에선 한일정상회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 주요 미디어의 보도"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3.1절 기념사에서 “3·1운동 이후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일본은 과거의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협력 파트너로 변했다”라며 일본을 '파트너'로 칭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또 “그로부터 104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을 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3.1운동에 꼭 들어가야할 내용인 일본의 침략행위 지목이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나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해 일본에 보낸 전향적 메시지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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