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성원·도리 다하는 민주시민들에 한마디만 해줘도… "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윤석열 검찰'의 정치적 수사에 의해 문재인 정부 인사가 무더기로 기소되거나 더불어민주당사가 압수수색을 당해도, 이재명 대표가 검찰에 기소되는 헌정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도, 민주당 내부에서 '친문'임을 자처하는 정치인들이 당을 흔들고 있음에도, 그는 SNS에 농사를 짓는 자신의 일상생활이나 책 추천 관련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이를 두고 그가 최소한 민주당 내부를 결속하는 정도의 역할은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지난 11일 공개된 스픽스 '정치뒷풀이쇼 왁자지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감자농사 지을 때가 아니다. 무슨 나서서 행동대장 하라는게 아니라 당장 자기가 속했던 당의 당대표가 터무니없는 수사 때문에 구속될 위기에 놓였는데 그냥 남 얘기하듯이 저쪽 태평양 건너 나라의 사정인양 방치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이재명 대표가 된 이후에 어쨌든 자기편 아닌 사람들까지도 다 끌어안으려고 애썼잖나"라며 "그러면 거기에 좀 화답을 해줘야 한다. 그 당의 지지와 성원 속에서 대통령까지 하신 분이라면, 그리고 정권 넘겨줬다면 이 국면에선 메시지를 내야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 "무엇보다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과 관련해 여러번의 터닝포인트를 만들 수 있었음에도 실기했다"라며 "그리고 퇴임 전에 박근혜는 사면하고, 김경수 정경심 사면은 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즉 '윤석열 검찰'의 공개적인 쿠데타 행위에 대해 강건너 불구경식으로 대했고, 자신을 위해 일한 사람들이 곤경에 처했음에도 외면했다는 지적이다. 

김용민 이사장은 "적잖은 민주당 지지자 민주시민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 '우리가 디스하는 게 아니다' 이걸 일종의 도리처럼 생각하고 있는데, 이걸 그냥 마냥 보고만 계시지 말고, 그런 성원과 도리를 다하는 민주시민들에게 메시지를 내야 한다"라며 "민주당에 대한 정권의 공세는 지나치다는 그 한 마디면 내부가 하나로 뭉치지 않겠나"라고 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지난 2011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국 전 장관이 검찰개혁 관련 북콘서트를 가졌던 일을 거론했다. 그는 "검찰개혁을 그 때 정말 힘주어 강조하면서 심지어 조국 당시 교수와 검찰이 저항했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과 관련해서 토론했었다"라며 "그만큼 검찰개혁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모토였는데, 실현이 안되고 도리어 검찰정권 만들어냈다. 이건 대단히 큰 과오와 실책"이라고 짚었다.

김용민 이사장은 "비록 임기를 다하긴 했지만 이들의 망동을 조금이라도 제어할 책무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남아있는 과제"라며 "이건 방치할 일이 아니다. 본인의 친구(노무현 전 대통령)가 그렇게 2009년에 비극적으로 돌아가시고, 지금 자신의 후계자나 다름없는 이재명 대표가 저 사악한 검찰들에게 구속될 상황에 놓였는데 이 사정을 그냥 보고만 있고 감자나 심는다는 건 정말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김종욱 전 청와대 행정관도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 "전직 대통령이라는 위치상의 애매모호함은 있다고 생각이 든다"면서도 "문재인 전 대통령 때문에 정치활동하면서 자신의 권력을 구가한 사람이 분명 있잖나. 중요한 순간에 진보진영 또는 전체 국민들을 위해 가장 열심히 싸워야함에도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제가 볼 땐 자기들이 상식적이고 당의 주류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간섭하듯이 예를 들어 이것저것 이상한 얘기들만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종욱 전 행정관은 문재인 전 대통령 최측근인 윤건영 의원이 이재명 대표에게 '지도자의 길을 걸어라'고 한 데 대해 "그렇게 애매모호하게 얘기할 수 있는 위치냐"라며 "아무리 문재인 최측근이었고 보좌관부터 시작해서 가장 핵심적인 라인에 있었다 하더라도 초선인 사람이 당대표에 대해서 지도자의 길을 걸어라. 이렇게 얘기하는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나"라고 직격했다.

남태우 배우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원로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스탠스를 이렇게 잡으니 (소위 친문 인사들이)다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간 거잖나. 거의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보다 못한 논평들. 배놓아라 감놓아라 이런 엉뚱한 소리만 하고 있다"라며 "해야될 얘기를 최소한 하는 것이 기본적인 도리이고, 앞의 인사참사부터 여러가지 문제점들의 시발점이었잖나. 그러면 거기에 대한 일말의 반성도 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박영식 앵커도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 "국가의 큰 현안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 메시지 내라는 게 아닌, 민주당 내부에 대한 분란이나 갈등 균열 이런 것들을 당내 고문 한사람으로서 이렇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당이 위기다라는 식의 메시지는 낼 수 있잖나"라며 "윤석열 정부에게 칼을 들이밀라는 얘기가 아닌, 정부가 하고 있는 실정을 비판하라는 것도 아니다. 민주당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충분히 의견표명을 할 수 있는데 너무 안 나오다보니 갈등이 더 증폭되는 거 같다"라고 평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그동안 10.29 이태원 참사 직후 불거진 '풍산개 파양 논란' 등에 대해서만 SNS에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지난해 10월 19일 검찰이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하고, 초유의 민주당사 압수수색 시도가 있었음에도 전직 민주당 대표이기도 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또 지난해 12월 3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해 서욱 전 청와대 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경청장이 구속됐을 때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역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또 '윤석열 사단'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다음날이자 민주당에서 '검사독재정권' 규탄대회를 열었던 지난달 17일 오전에도 문재인 전 대통령은 텃밭에 감자를 심는 사진 등을 올린 바 있다.

즉 민주당 당원이나 지지층이 윤석열 정부에서 일어나는 '검사독재' '민생고' '부자감세 서민증세' '외교참사' '10.29 이태원 참사' 등에 거센 분노를 쏟아내며, 광장에 모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자신과 직접 관련된 일에만 입장을 드물게 낼뿐 세상 일엔 침묵 중에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적폐청산을 공언하며 임기를 시작했으나, 결국 어떠한 개혁과제 하나 완수하지 못하고 5년 임기를 마쳤다. 특히 검찰개혁을 공언했지만 도리어 '검찰공화국'이 탄생한 데 있어 그의 책임도 분명 적잖다는 점에서다. 

게다가 친문임을 내세우는 민주당 내 정치인들이 이재명 대표를 흔들며 당을 위기에 몰아넣고 있음에도 역시 강건너 불구경 식으로 침묵하고 있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진짜 '수박의 뒷배'가 아니냐는 뒷말까지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나오는 중에 있다. 실제 현재 이재명 대표를 흔드는 정치인들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요직이나 장관들을 맡은 사례가 적잖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