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병법]'클린스만호' 공격 축구 완성도에 필요한 세밀함, 조직력, 다양성 갖춰야

한국대표팀이 28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3월 A매치 2차전 남미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1-2로 석패 '클린스만호' 첫 승 도전이 무산됐다. 이번 우루과이전은 2022'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H조 1차전 맞대결에서 팽팽한 접전 끝에 무승부(0-0)를 기록한 이후 4개월여 만에 갖는 리턴 매치였다. 따라서 경기에서 선수들의 승리에 대한 열망은 그 어느 경기보다도 높았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홈 경기 패배라는 결과물을 얻어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한국은 우루과이를 상대로 지난 24일 1차전 콜롬비아전과 마찬가지로 4-2-3-1 포메이션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선발 라인업에 변화가 있었다, 최전방 원톱에 조규성(25.전북 현대) 대신 오랜 시간 대표팀의 붙박이 주전 스트라이커였던 황의조(31. FC 서울)가 위치했고, 이강인(22.레알 마요르카)이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 그리고 골키퍼에는 조현우(32.울산 현대)가 선발 명단에 포함됐다. 이는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감독의 선수 시험 의도를 충분히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사실 우루과이(16위)는 콜롬비아(17위)와 마찬가지로 FIFA 랭킹은 한국(25위)보다 높지만 이번 친선 경기 평가전을 위해 급조된 1.5~2진 성격의 팀이었다. 이에 한국의 승리는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그렇지만 우루과이를 상대한 한국은 경기 초반 부터 주도권을 넘겨주며, 선제 실점을 허용하는 졸전을 펼쳤다. 비록 한국이 실점 이후 주도권을 되찾고 파상적인 공격을 펼치며 우루과이를 압박했지만, 상황과 볼 위치에 따라 3-4-3과 4-4-2 형태로 변화시켜 구사하는 우루과이 수비 전술에 한국은 90분 경기 동안 부분, 팀 전술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플레이로 일관했다.

3월 28일 우루과이 와의 평가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황인범(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3월 28일 우루과이 와의 평가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황인범(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결과적으로 우루과이의 이 같은 수비 전술로 1선과 중원에서의 공간 활용 해법을 찾지 못한 한국은 황인범(27.올림피아코스)의 중원에서 패스를 무기로 하는 팀 공헌도는 크게 떨어졌으며 한편으로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의 프리롤 전략에 의한 시너지 효과는 많은 제약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황의조 역시 우루과이 중앙 센터백 산티아고 부에노(25.지로나 FC), 세바스티안 코아테스(33.스포르팅)를 비롯한 수비 라인에 항상 수적 열세에 직면하며 고립,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측면 이강인 만이 한 수 높은 탈압박과 크로스 능력을 과시 공격 축구의 맥을 이어갔다. 패배로 인한 팀 단점 노출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렇다면 한국의 전반 10분 코너킥, 후반 18분 프리킥 세트피스 실점 과정은 집중력 결여라고 평가하기 보다는 수비 기본의 망각이라고 평가하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그만큼 한국은 상대 선수 마크에 안일했다. 아무리 클린스만 감독이 공격 축구 철학을 천명했다 해도 볼 소유권을 확보한 상태에서 오직 공격 일변도의 플레이 구사만을 생각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려는 축구는 위험하다. 

축구는 어디까지나 수비가 먼저다. 이에 수비가 안정되지 않는 공격 축구는 콜롬비아와 우루과이 경기가 증명해 주듯 절대 경쟁력에서 우위에 설 수 없다. 평가전을 가진 콜롬비아와 우루과이는 분명 한 때 명성을 누렸던 선수가 모두 제외된 세대교체를 단행한 약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팀에게 2경기 3득점을 기록한 '클린스만호'의 공격 축구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다. 사실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지 불과 한 달여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과 이로 인한 짧은 훈련 시간을 염두에 두는 것은 맞다. 

그러나 한국은 2022' 카타르 FIFA월드컵을 위하여 지난 4년 동안 한솥밥을 먹은 멤버로 16강까지 달성했다. 그렇다면 '클린스만호'의 공격 축구 경기력 완성도를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단지 콜롬비아, 우루과이와의 2연전에서 공격라인 손흥민, 이재성(31.마인츠), 이강인과 미드필더 황인범이 보인 공격성향 경기력은 분명 합격점을 주고도 남음이 있다. 더불어 수확이라면 1차전 김진수(31.전북 현대)의 허리 부상으로 기용되어 2경기를 소화하며, 공·수에서 왕성한 활동량으로 수비 선수 같지 않은 질높은 플레이를 구사한 이기제(32.수원 삼성)와 새내기 임에도 불구하고, 겁없는 과감한 플레이로 눈도장을 찍은 오현규(22.셀틱 FC)를 손꼽을 수 있다.

평가전 목적은 장점을 더욱 극대화 시키고 단점을 향상시키는 데 있다. 이를 직시한다면 우선 클린스만 감독은 2연전 평가전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개선하여 팀 전력을 향상시키는 지도력 발휘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우루과이전에서 아쉬움을 던져준 상대 전술, 전략에 따른 전술, 전략 변화 모색 미흡 또한 염두에 둘 필요성이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 축구는 곧 한국 축구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두 말할 나위도 없이 클린스만 감독이 요구하는 빠른 템포의 공격축구 구사는 말로서만 성취될 수 없다는 특수성이 있다. 

오직 훈련을 통하여 각 포지션 간 플레이의 세밀함이 뒷받침 되어야 하고 더불어 부분전술도 조직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팀 적으로는 플레이의 다양성이 전제 되어야 한다. 믿었던 첫 승에 실패한 클린스만 감독이다. 팀 지휘봉을 잡은 지도자에게 첫 승은 최대 관건 중 하나다. 이 같은 화두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의 첫 승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도자의 첫 승이 빠르면 빠를 수록 심리적, 정신적으로 안정감을 갖고 지도 능력 발휘에 여유로울 수 있으며, 선수는 자신감 속에 확실한 동기부여를 갖고 경기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 이점을 상기할 때 2연전 콜롬비아, 우루과이와의 평가전 1무 1패 성적은 실로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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