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라스트 필름 쇼'

[서울 =뉴스프리존]임순혜= 영화 ‘라스트 필름 쇼’는 어린 나이에 불교에 귀의해 훌륭한 수도승이 우연히 마을에서 만난 아름다운 여성과 사랑에 빠져 절을 떠나며 일어나는 일을 그린 ‘삼사라’(2001), 인도에서 안고 있는 배제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분노의 여신들’(2015)을 연출한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구축하는 인도의 대표 여성 감독 판 나린이 연출한 영화다.

영화 '라스트 필름 쇼'의 한 장면
영화 '라스트 필름 쇼'의 한 장면

‘라스트 필름 쇼’는 한 시골 마을에 살고 있는 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영화’에 대한 이야기로 판나린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가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제작 단계에서부터 화제를 모은 영화다.

‘라스트 필름 쇼’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메이(바빈 라비리)가 우연히 극장에서 영화를 처음 본 후 그 매력에 흠뻑 빠져 삶이 180도 바뀌며 겪는 좌충우돌 성장기를 그린 영화다. 판 나린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영화 영사 기사였던 어린 시절 친구에게서 영향을 받았다. 영화관이 디지털화 되어 2011년 직장을 잃은 친구에게 일어난 일에서 영감을 받았다”라고  제작 동기를 밝혔다.

영화 '라스트 필름 쇼'의 한 장면
영화 '라스트 필름 쇼'의 한 장면

‘라스트 필름 쇼’는 영화와 사랑에 빠진 소년 사메이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통해 아이들에겐 꿈과 희망을, 어른들에겐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다. 인도의 작은 마을에 사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소년 ‘사메이’는 우연히 영화를 보게 되고, 극장에서 스크린으로 향한 한줄기 빛을 보고 영화와 열정적인 사랑에 빠지게 된다.

사메이는 영화를 보기 위해 장사도 잘되지 않는 아빠의 작은 찻집에서 돈을 훔치는가 하면 학교도 빼먹기 일쑤다. 어느 날, 몰래 학교를 빼고 영화를 보러 간 갤럭시 극장에서 영사 기사 파쟐(바베시 슈리말리)을 만나며 친해진 둘은 은밀한 거래를 하게 된다.

바로 엄마가 정성껏 싸준 도시락을 건네는 대신 극장 영사실에서 영화를 마음껏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사메이와 의 파쟐의 도시락을 주고 영화를 보는 거래는 변치 않는 둘만의 우정으로 발전하고, 한편, 자신의 아들이 영화에 빠진 걸 알게 된 아빠는 더러운 영화 세계에서 발을 떼라는 경고까지 하나, 이미 영화에 흠뻑 빠진 사메이에겐 들리지 않는다.

영화 '라스트 필름 쇼'의 한 장면
영화 '라스트 필름 쇼'의 한 장면

영화에 흠뻑 빠진 사메이는 친구들과 함께 자신들의 꿈인 35mm 영화를 만들기 시작하고, 친구들과 함께 가난해 영화를 보러가지 못하는 마을사람들에게 영화를 보여준다.

그러나, 적자를 면치 못하게 된 영화관은 문을 닫게 되고, 폐기장으로 가는 영화 필름을 따라 간 사메이는 필름의 폐기 처분 장면과 필름이 녹여져 재생되는 광경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는다.

영화를 향한 꿈을 접고 실의 속에 아버지의 장사를 돕고 있는 사메이를 보던 사메이의 아버지는 사메이를 도시로 보내 영화를 공부하게 하려는 결심을 하게되고, 아들 사메이를 도시로 보내개 된다.

마침내 영화를 향한 꿈을 이루게 된 사메이가 떠나는 열차를 배웅하는 아버지와 어머니, 친구들의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다. 

영화 '라스트 필름 쇼'의 한 장면
영화 '라스트 필름 쇼'의 한 장면

‘라스트 필름 쇼’는 제8회 아시아 국제 영화제에서 스노우 레오파드 상을 수상, 영화제 심사위원단의 작품상 수상 만장일치를 받아 “이 영화는 우리가 왜 영화를 사랑했는지 상기시켜주며, 우리에게 영화가 매혹적이고 영감을 주는 능력을 가진 점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영화”라는 극찬을 받았다.

‘라스트 필름쇼’는 2022년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BIKY) ‘마음의별빛상’ 장편작에 선정되어 개막작으로 공개되었는데, 시상에 참여한 김순량 부산광역시교육청 유초등교육과장으로부터 “시상식을 보며 ‘연결’이라는 단어가 생각이 난다. 어린이 청소년 영화인들의 작품들을 통해 세상, 친구, 그리고 어른을 이어주는 것 같다”라고 평했다.

한편, 주유신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는 “영화라는 매체의 고혹적 측면을 잘 보여주고 있는 영화로, 소년과 영사기사의 우정을 그린 인도판 ‘시네마 천국’ 그 이상이다”며 “감독의 영화에 대한 애정을 토착적으로 잘 그려낸 작품이다”라고 소개했다. 

영화 '라스트 필름 쇼'의 한 장면
영화 '라스트 필름 쇼'의 한 장면

‘라스트 필름쇼’는 밀 밸리 영화제 관객상, 새틀 라이드 어워드 수상, 트라이베카 영화제, 베이징 국제영화제 노미네이트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제95회 아카데미상에 인도 국제 영화로 공식 출품되었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 현재까지도 93%까지 유지하며 전 세계의 사랑을 받고 있는 영화 ‘라스트 필름쇼’는 “35mm 필름 카메라로 촬영된 영화에 대한 사랑”(Next Best Picture), “영화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라는 하위 장르의 틀과 고유의 진부함에서 벗어났다”(Splice Today), “운명이 우리를 부를 때 우리의 마음이 열려 있고, 하고자 하는 의지만있다면 그 어떤 열정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HollywoodChigaco.com) 등 호평을 받고 있는 영화다.

‘라스트 필름쇼’는 사랑스러우면서도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영화에 미쳐 있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아름답게 보여주며, 마치 우리들의 어린 시절을 보여주는 듯하며, 영화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다시 한번 영화를 사랑하게 만드는, 영화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같은 영화다.

영화 '라스트 필름 쇼'의 한 장면
영화 '라스트 필름 쇼'의 한 장면

판 나린 감독은 인도 공화국 구자라트 주 출신. 바그다드의 마하라자 사야지라오 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했고, 아마다바드에 있는 내셔널인스티튜트 오브 디자인에서 디자인을 배웠다. 

첫 장편영화 ‘삼사라’(2001)가 아메리칸 필름 인스티튜트(AFI Fest)와 산타바바라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 멜버른국제영화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편영화”로 선정되는 등 30개가 넘는 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인 영화감독이 되었다. 

BBC, 디스커버리, 커널 플러스 등 TV 방송국에서 다큐멘터리 영화도 제작하고 있으며,  다른 대표작으로 ‘밸리 오브 플라워즈’(2006), ‘분노의 여신들’(2015) 등이 있다.
사메이 역의 바빈 라비리는 3000명이 참가 한 오디션으로 뽑혀, 화려하지 않은 환경에서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고 자라는 어려운 상황에 익숙한 연기와 천진난만하면서도 영화에 대한 꿈을 잃어버리지 않는 소년역으로 감동을 주며 오래 기억에 남는 연기를 보여 주었다.

영화 '라스트 필름 쇼' 포스터
영화 '라스트 필름 쇼' 포스터

‘라스트 필름쇼’에서 놓칠 수 없는 장면은 매일 사메이의 어머니(리차 미나)가 만드는 아름다운 도시락이다. 집에서 재배하고, 들판에서 나는 음식 재료와 꽃으로 만든 정성어린 도시락을 감상하는 재미도 맛보기를 권한다.

아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어른들에게는 감동과 추억을 선사하는 선물 같은 영화 ‘라스트 필름 쇼’는 4월12일(수) 개봉한다. 

* 본문에는 영화 내용 일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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