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A 폐쇄성, 방만한 운영이 불러온 총체적 난국

지난달 28일 대한축구협회(KFA)가 KFA 창립 90주년을 맞이하여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 10회 연속 본선 진출 및 2022년 카타르 FIFA월드컵 16강 진출의 성과를 축하하고 축구계 대통합을 명분으로 이사회에서 의결한 징계 중인 선수, 지도자, 심판의 전격적인 사면 발표 후, 거센 비난으로 31일 재심의로 인한 철회가 뒤따랐지만 후폭풍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으며 오히려 '일파만파' 확산되는 양상이다. 실로 KFA '날치기 사면' 발표 후폭풍은 초태풍급이다.

대한축구협회 엠블럼(칼럼 인용 이미지)
대한축구협회 엠블럼(칼럼 인용 이미지)

그동안 KFA는 행정과 정책의 난맥상은 물론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극소수 수뇌부의 독단적인 결정권 행사로 비난에 휩쌓인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 중 카타르 FIFA월드컵 배당금 선수 지급에 대한 불공정성은 선수를 희생양 삼은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받아 간다'라는 속담을 충실히 따른 매우 부적절한 KFA의 민낯이다. 여기에 한국 축구 140여년 역사에 최초인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 외국인(미하엘 뮐러, 독일) 선임 역시 KFA가 결정한 한국 축구 최대 수치로 받아들여 진다.

이런 일련의 결정권을 행사할 때마다 비난은 거셌지만 KFA는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그 때마다 그럴듯한 명분만을 내세우며 비난을 회피하려는 꼼수에만 몰두했다. 결국 그 꼼수에서 나타난 명백한 결과는 '짜고 친 고스톱'에 부합하는 대표팀 감독 출신 위르겐 클린스만(59) 임명이다. 이 과정에서 국내 지도자들의 자존심은 짓밟혔고 존재성 또한 치명상을 입었다. 한 마디로 KFA는 클린스만을 선택하기 위하여 국내 지도자는 형식상 대상이었을 뿐 그 이상은 없었다.

이런 사실을 유추해 봤을 때 이번 KFA가 시도했던 징계 사면 결정은 새롭지 않다. 사회와 단체의 견제받지 않는 기득권 세력 극소수 인원이 모든 일을 독단적으로 결정하여 부르짖는 자유와 평화는 결코 만인의 자유와 평화가 될 수 없다. 두 말할 나위도 없이 이는 오직 자유와 평화를 억압하는 독재일 뿐이다. 그렇지만 다수와 소통에 의한 치열한 논쟁 끝에 얻는 공감대 형성의 기쁨과 행복은 진정한 자유며 평화다. 독재의 가장 전형적인 특징은 '소통 불통'에 의한 폐쇄성이다. 이 점에 KFA는 결코 자유스러울 수 없다. 분명 KFA가 그동안 소통에 적극적이었다면 이번과 같은 총체적 윤리의식의 결여로 징계 사면 후폭풍은 발생되지 않았을 것은 틀림없다.

KFA는 이번 사태 발생 후 발표한 사면 철회가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그렇지만 국민과 축구인, 그리고 축구 팬들은 KFA와는 전연 다른 인식을 갖고 있다. 그것은 KFA 극소수 수뇌부가 갖고 있는 꼼수와는 전연 차원이 다른 사고력이다. 때문에 KFA 징계 사면 논란 이후 촉발된 일련의 과정도 진정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 예는 이영표(46), 이동국(44) 부회장과 조원희(40) 사회공헌위원장의 자진 사퇴에 뒤이은 부회장단과 이사진 뒷북 일괄 사퇴 표명으로 이는 '울며 겨자 먹기'식이다.

본질은 따로 있다. 그것은 KFA 극소수 수뇌부에 모아져 있는 징계 사면 실질적인 결정권자들의 명확한 거취 표명이다. 그런 입장 표명이 전제 되지 않는다면 KFA의 누적되는 병폐는 종식될 수 없으며 한편으로 징계 사면 사태 건은 초태풍급이 아닌 핵폭탄급으로 격상될 가능성 높다. 이번 징계 사면 사태 건으로 KFA 또 하 나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것은 바로 실무형 부회장과 이사를 제외하고 명예직 부회장과 이사들의 거수기다. 그렇다면 이는 KFA가 이들의 명성을 앞세워 이를 철저히 이용하려 했던 의도로 밖에 읽히지 않는다.

40대 젊은 스타플레이어 부회장 및 이사들은 미래의 한국 축구의 큰 자산이다. KFA가 이런 인물들을 간부급 직책을 부여하며 이들을 거수기로 전락시켰다는 사실은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극소수 수뇌부에 의한 수뇌부를 위한 KFA 폐쇄성 환경과 방만한 운영을 입증하고도 남음이 있다. 현재 KFA가 발표했던 징계 사면 대상 축구인 100인에 대한 '징계 사유'가 추가로 낱낱이 공개되며 공정성에 이어 도덕심까지 땅에 떨어져 공분을 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FA는 부회장단과 이사진 일괄 사퇴 건에 행정 공백을 이슈화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핑계에 불과할 뿐 징계 사면 사태 해결의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이에 KFA는 사태의 심각성을 재인식하고 총체적 난국 극복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하여, '비대위' 체제에서 현안 문제를 시급히 해결 KFA를 정상화시킬 수 있도록 하는 쇄신 노력에 박차를 가하여야 한다. 만약 KFA가 이를 외면한다면 한국 축구 미래는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안개 국면에 직면할 수 있다. 진정 현 시점에서 KFA 정몽규 회장과 극소수 수뇌부가 간과하지 않으면 안 될 사항은 과거와 같은 밀실 행정의 결정과 꼼수, 그리고 언론 플레이로는 이번 징계 사면 사태의 해결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는 것이다. 각설하고, 그 명백한 답은 언론사가 꼬집은 '머리 두고 몸통만 날리더니...'라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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