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혜의 영화나들이] 블랙 코미디와 생동감 넘치는 서스펜스 '피기'

영화 ‘피기’는 과체중으로 인해 친구들에게 따돌림과 놀림에 시달리던 사라( 라우라 갈란)가 동네에 나타난 낯선 남자(리차드 홈즈)에게 자신을 놀리던 친구들이 납치되는 것을 목격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스페인의 틴에이저 복수 스릴러다. 

영화 '피기'의 한 장면
영화 '피기'의 한 장면

‘피기’는 제38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월드프리미어로 공개되면서 평단과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받은 영화로, 선댄스영화제 외에 제55회 시체스영화제, 제70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 및 제27회 툴루즈스페인필름페스티벌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제37회 고야상에서 신인여자배우상 수상 외에 신인감독상, 여우조연상, 각색상 등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주목을 받은 영화다.

‘피기’는 카를로타 페레다 감독의 동명 단편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원작인 단편 ‘피기’는 고야상, 호세마리아포르크어워드, 멜버른인터내셔널필름페스티벌, 신시티호러페스트 등을 포함해 약 300개 이상의 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으며, 고야상, 호세마리아포르크어워드를 포함해 약 90개 이상의 최고단편영화상을 수상했다.

영화 '피기'의 한 장면
영화 '피기'의 한 장면

평화로운 스페인 남부의 작은 시골 마을, 가족에게조차 위로받지 못하는 사라는 낯선 남자가 자신을 놀린 친구들을 납치하는 장면을 목격하지만 복잡한 심경에 빠진 채 결국 신고를 하지 않는다. 

같은 날 수영장에서 살인사건까지 발생하여 마을이 발칵 뒤집힌다. 친구들을 납치해 간 낯선 남자가 수영장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고, 친구들의 목숨이 달린 상황 속 수사가 진행되면서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피기’는 사라에게 학교 폭력을 가하던 친구들이 납치된 이후,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과 친구들의 실종 사건이 연결되면서 범죄 스릴러로서의 재미를 선사한다. 사라가, 자신이 유일한 목격자임을 숨기기 위해 다시 현장으로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예측 불가한 전개는, 가해자들에 대한 복수극을 기대하게 하는 심리적인 통쾌함까지 선사한다.

영화 '피기'의 한 장면
영화 '피기'의 한 장면

'피기'를 연출한 카를로타 페레다 감독은 실제로 본인도 학창 시절 학폭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단편을 진행하면서 주인공 사라의 고통이 그냥 놔두기엔 너무 크고 강력했기 때문에 장편 제작을 결심했다”고 장편 제작 이유를 말했다.

장편 ‘피기’는 사라의 가족, 친구 등에 대한 스토리 및 학폭 가해자들이 납치된 이후의 일들까지 다루고 있는데, 스페인의 작은 시골 마을, 살인 사건과 실종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유일한 목격자가 된 사라가 원작 단편에 담기지 못한 통쾌한 복수극을 펼칠 수 있을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피기’ 장편에서는 단편보다 세계관이 확장되어 실종 사건 수사에 대한 내용, 가족 서사가 추가되어 서스펜스가 강화되었으며, 단편에서 범인은 나이가 많은 남성이지만, 장편에서는 젊은 남성으로 설정이 변경되어 사라와 좀 더 묘한 관계성이 형성된다.

영화 '피기'의 한 장면
영화 '피기'의 한 장면

과체중으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정육점 주인의 딸, 사라역의 라우라 갈란은 1986년 스페인 과달라하라 출생으로, 18세에 아르떼4(Arte4) 학교에서 드라마를 공부하기 전까지 어릴 때부터 연극 수업을 받았다. 윌 킨, 파블로 메시즈, 안드레스 리마와 같은 감독이나 배우들로부터 지도를 받았으며, 연극 ‘로스 맥베스’, ‘메데이아 혹은 꿈’, 호세 파디야 감독의 ‘피터 산치드리안의 연대기’등에 출연했으며, 테리 길리엄 감독의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데이빗 갈란 갈린도 감독의 ‘히어로는 없다’에 출연했다.

카를로타 페레다 감독이 대대적인 오디션을 진행해 약 2년이 걸려 한 프로듀서의 추천으로 캐스팅 한 사라역의 라우라 갈란은 사라진 친구들의 유일한 목격자 역할로 어떤 선택을 할지를 궁금하게 해 긴장감을 높인다.

영화 '피기'의 한 장면
영화 '피기'의 한 장면

작은 마을에 홀연히 나타나, 사라의 눈앞에서 친구들을 납치하는 낯선 남자역은 리차드 홈즈가 맡아, 친구들에게 괴롭힘 당하는 사라를 지켜보는 낯선 남자. 사라의 눈앞에서 친구들을 납치하며 사라에게는 호의를 베풀고 주변을 맴돌고, 같은 날 마을에 살인사건까지 발생되며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는 역을 맡아 극중 서스펜스와 미스테리를 자극한다.

리차드 홈즈는 1992년 스페인 출생으로 신인배우이자 뮤지션이다. 후안 카를로스 코랏자 연기학교 출신으로 5년 후 TV 시리즈 ‘서브 앤드 프로텍트’, 영화 다니엘 칼파르소로 감독의 ‘스카이 하이’에 출연했다. 최근 ‘스카이 하이’를 각색한 동명의 넷플릭스 시리즈에 출연했다.

영화 '피기'의 한 장면
영화 '피기'의 한 장면

끊임없는 잔소리를 하지만 딸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진심인 사라의 엄마 역은 카르멘 마치가 맡아 끊임없는 잔소리를 하는 보통 엄마로, 사라가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살인 사건의 목격자라는 것을 눈치 채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사라의 편이 되어주는 엄마로 열연해 공감하게 한다. 

카르멘 마치는 1961년 마드리드 출생으로 스페인을 대표하는 여배우 중 한명이다. 연극으로 시작해 체마 데 라 페냐 감독의 영화 ‘샤키 카민’으로 인기를 얻었다. TV 시리즈로 더욱 유명해지고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그녀에게’, ‘브로큰 임브레이스’,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 감독의 ‘마이 빅 나이트’, ‘더 바 등에 출연했다.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 감독의 ‘30 코인즈’, ‘크리미널: 스페인’ 등의 넷플릭스 히트 시리즈에도 출연했다.

영화 '피기'를 연출한 카를로타 페레다 감독과 사라역의 라우라 갈란
영화 '피기'를 연출한 카를로타 페레다 감독과 사라역의 라우라 갈란

영화 ‘피기’는 학교 폭력 소재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는데, 카를로타 페레다 감독은 “단편을 진행하면서 주인공 사라의 고통이 그냥 놔두기엔 너무 크고 강력했기 때문에 장편 제작을 결심했다”며 “괴롭힘에 관한 이야기를 하길 원했다. 가끔은 내가 괴롭힘을 당했고, 가끔은 그들에게 당하지 않으려 침묵했었다. 우리가 폭력의 굴레를 끊지 못하면, 폭력은 영원히 이어진다.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다른 관점의 인생을 보여줄 수는 있다” 라고 장편 제작 이유를 말했다.

카를로타 페레다 감독은 한국 영화의 엄청난 팬이며 최고로 좋아하는 작품은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이라고 밝혔는데, 장르를 넘나드는 재미와 함께 10대들의 학폭이 그 어떤 범죄보다도 심각할 수 있다는 사회적 메시지도 담아내, 신예 감독의 엄청난 데뷔작(Variety)’라는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영화 '피기' 포스터
영화 '피기' 포스터

카를로타 페레다 감독은 1975년 스페인 마드리드 출생으로 마드리드 주립 영화영상학교(ECAM) 졸업 후 TV시리즈의 작가, 감독, 스크립터로 일했다. 첫 단편 ‘더 블론즈’는 140개 이상의 국내외 영화제에 초청되고 수상했으며, 두 번째 단편 ‘피기’는 300개 이상의 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고야상, 포르케상을 포함 90개 이상의 수상을 했다. 

첫 장편 ‘피기’는 2022년 선댄스에서 최초 공개되어 칸영화제 '포커스 코프로'에 선정, 팝업 레지던시상을 수상했고 벤타나 씨네메드에서 벤타나 수르상, 콜론의 유러피언 워크인프로그레스에서 아리상을 수상했으며 토리노영화제의 올트레코르토와 베를린영화제의 코프로덕션마켓에 참가했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92%를 기록, ‘신예 카를로타 페레다 감독의 엄청난 데뷔작(Variety)’ 등의 해외 평단의 호평 세례를 받은 학교 폭력을 주제로 한 영화 ‘피기’는 4월26일(수)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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