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아는가?”

[서울=뉴스프리존]심주완 기자=2000년 6월 15일 역사적인 남북 두 정상의 만남,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분단 55년 만의 첫 만남,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염원하는 겨레의 뜻이 역사적인 만남으로 이어지고, 구체적인 통일 방안을 담은 ‘615 남북공동선언’도 발표되었다. 

이후 북한의 핵 문제로 인해 때로는 남북 관계가 경색되기도 했지만 남북은 서로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한미일 vs 북중러’의 6자 회담도 꾸준히 이어지면 북한 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대화를 했다. 

한편으로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6.25 전쟁의 교전 당사자인 ‘한미 vs 북중’의 4자 회담도 열리며 6자 회담보다 내밀한 대화의 자리가 만들어졌다.

2007년 10월 4일, 북한 평양에서 2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며 615 공동선언을 고수하고 적극 구현해나가는 것을 골자로 하는 ‘10.4 남북공동선언’이 채택되었다. 

여기까지였다. 그리고 10년간 한반도는 다시 얼어붙었다. 

이명박, 박근혜 10년, 남북 대화의 자리는 만들어지지 않았고 군사적 위협만 고조되었다. 

사진=인터넷
사진=인터넷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야 다시금 한반도에 봄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북측 또한 따스한 봄볕을 즐기듯 남측의 제안에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3차 남북 정상의 만남이 다시 이루어졌고 한반도 비핵화 및 교류, 협력에 대한 의지를 담은 ‘판문점 선언’이 발표되었다. 마치 615 공동선언이 있던 그때처럼 통일에 대한 희망이 움텄다.

남측은 미국과 북한의 중재자 역할을 하며 2018 싱가포르 6.12 북미 정상회담의 물꼬를 텄고, 중국과도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관리를 했다. 하지만 8개월 뒤 하노이에서 가진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 실패로 회담이 최종 결렬되었다. 

그리고 한반도는 냉랭한 겨울이 다시 찾아왔다. 

2018년 ‘판문점 선언’ 이후 5년이 지난 오늘.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진행하였다. 윤석열은 “미 핵무기로 압도적 대응”, 바이든은 “북한 정권의 종말”을 언급하며 ‘핵협의그룹’을 창설 내용을 담은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핵협의그룹’은 결국 한미일 동맹을 강조하는 것이다. 다시 ‘한미일 vs 북중러’의 구도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20년 전의 6자 회담과 달리 이번의 ‘한미일 vs 북중러’ 구도는 대화가 아닌 전선을 강화하는 것이다. 

미국은 한국을 최전선의 전진기지로 삼아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고 동아시아 패권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을 짠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한일 관계가 동아시아 패권 장악에 가장 걸림돌이었으나 이를 해결함으로써 ‘38선’ 이남을 미국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게 되었다.

중국도 이러한 상황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북중러’의 동맹을 재확인하며 미국의 패권에 맞설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하나의 중국을 지향하며 대만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북한대로 핵실험 등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며 실질적 핵보유국의 지위를 천명하고자 할 것이다.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워싱턴=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한미 정상 소인수 회담을 하고 있다. 2023.4.27 [공동취재] kane@yna.co.kr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워싱턴=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한미 정상 소인수 회담을 하고 있다. 2023.4.27 [공동취재] kane@yna.co.kr

‘워싱턴 선언’으로 인해 한미일 동맹은 강화되겠지만, 동아시아의 긴장은 고조될 것이다.

5년 전 ‘판문점 선언’과 완전 다른 판이 펼쳐지고 있다. 남북의 대화는 사라지고 군사적 긴장만 팽배해지며 한반도는 격랑에 빠져들어가고 있다.

전 세계 마지막 분단국가의 대통령으로서 평화와 통일을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전쟁과 분단 고착화에 일조하고 있는 모습에 분노가 치밀 뿐이다. 

작금의 세계정세로 볼 때 ‘한미일 vs 북중러’의 대결 구도는 동아시아 뿐 아니라 전 세계를 파국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그 한 가운데 한반도가 있다. 

문재인 정부가 한미 동맹을 중히 여기면서도 한중 우호협력 관계를 지속하고 북한과 대화의 끈을 놓지 않은 이유는 한반도에 불어닥칠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집권 1년 만에 한반도를 미국과 일본의 전진기지로 내어주고 ‘위험’을 자초하고 있다. 이 상태에서 중국과 대만의 국지전이라도 벌어지게 되면, 남북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게 되면 한국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처하게 될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정신 못차리면 국회라도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하며 비난을 위한 비난을 할 것이 아니라 국가의 명운이 걸린 현 상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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