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단수공천' 만들려는 수많은 조항들, "정치신인이 당원들에게 PR할 기회 줘야"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 공천TF팀(단장 이개호 의원)이 마련한 특별당규 개정안에 대한 당원투표가 오는 3~4일 이틀간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기존 현역 의원들이나 지역위원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안이란 평이 지배적이다. 즉 '현역 무조건 경선'이라는 시스템 경선이 무력화되고, 기존에 남발되던 경선 없는 '단수공천'이 남발될 가능성이 높아보이면서 다수 민주당원들의 '반대' 투표가 유력시된다.

당원투표를 하루 앞둔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는 수십명의 시민들이 모여 특별당규개정안을 강하게 반대했다.

당원투표를 하루 앞둔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는 수십명의 시민들이 모여 특별당규개정안을 강하게 반대했다. 3~4일 실시될 특별당규 개정안은 현역 의원들이나 지역위원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안이란 평이 지배적이다. (사진=고승은 기자)
당원투표를 하루 앞둔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는 수십명의 시민들이 모여 특별당규개정안을 강하게 반대했다. 3~4일 실시될 특별당규 개정안은 현역 의원들이나 지역위원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안이란 평이 지배적이다. (사진=고승은 기자)

이 자리에서 김희준 민주당 인천계양을 국민소통특별위원장은 '뉴스프리존'에 이번 특별당규 개정안과 관련 "새로운 정치신인들이 (현역 의원이나 지역위원장과의)경쟁에 있어 너무 불공평하다"라며 "현역 의원들이나 지역위원장은 그 지역의 당원들이 누군지 그 정보들을 다 갖고 있고 그걸 통해서 선거활동이 가능하다. 그러나 개혁적인 정치를 하고 싶어하는 신인들 입장에서 전혀 그 해당지역 당원들 정보가 없으니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짚었다.

김희준 위원장은 "이건 바꿔서 기존 현역과 지역위원장뿐만 아니라 선거 출마하고자 하는 후보자들에게 사전에 (당원들에 대한)정보제공해서 본인을 PR하고 알릴 기회를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희준 위원장은 또 "더불어민주당이 열린민주당과 합당할 때 했던 약속이 전혀 없다"라며 국회의원 동일 지역구 3선 연임 초과 제한 조항이 아예 빠진 점도 지적했다. 그는 "당과 당이 합당하면서 한 약속인데 일언반구없이 그냥 흘러간다면, 실질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라며 "열린민주당에서 함께 참여한 의원들도 함께 따라온 당원들도 무시하는 거다. 더불어민주당 자체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당 이미지를 심어주게 된다"라고 직격했다.

김희준 위원장은 특히 "현역 정치인들이 본인 지역구, 동일 지역구에서 벗어나야 한다"라며 "(한 지역구에서)오래 했으면 본인들 스스로 험지로 찾아가서 국민과 당원 평가를 받아 다시 뱃지를 달고 당당하게 정치활동했으면 한다"고 직격했다.

김희준 위원장은 "한 지역에서 3선 이상씩 오래 그 지역을 쥐고 있다면 고인물이 될 수밖에 없고, 그 지역의 토호세력과도 분명히 정경유착이 있을 거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다선 중진 의원들의 험지 출마를 촉구했다. 그는 김두관 의원을 거론하며 "경기 김포에서 당선되고 한 번 더 할 수도 있었는데, 당에서 가라고 하니까 경남 양산으로 갔다. 그런 마음으로 정치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했다. 

김희준 위원장은 여전히 기득권을 수호하려는 의원들을 향해 "절대 당원들 바보 아니다. 본인들 생각으로 현실과 당원을 바라본다면 결코 그대로 흘러가지 않을 것"이라며 "물론 반개혁파 세력들이 자기 해당 지역구에서 어느 정도 조직이 있으니까 큰 소리 내고 있지만, 당원들도 지금은 전국 네트워크화 돼 있어 어느 지역에서 누가 움직이는지 정보가 다 공유된다. 우리 당원들도 갈아엎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희준 위원장은 "한 지역에서 3선 이상씩 오래 그 지역을 쥐고 있다면 고인물이 될 수밖에 없고, 그 지역의 토호세력과도 분명히 정경유착이 있을 거라 의심들 수밖에 없다"며 다선 중진 의원들의 험지 출마를 촉구했다. (사진=고승은 기자)
김희준 위원장은 "한 지역에서 3선 이상씩 오래 그 지역을 쥐고 있다면 고인물이 될 수밖에 없고, 그 지역의 토호세력과도 분명히 정경유착이 있을 거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다선 중진 의원들의 험지 출마를 촉구했다. (사진=고승은 기자)

서울 마포구에 거주 중이라고 밝힌 한 민주당원도 '뉴스프리존'에 "기존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 지키기"라며 "정말 은근슬쩍 당원들 아무도 모르게 특별당규가 개정돼서 이렇게 기습적으로 당원들에게 찬반투표를 묻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그는 "총선 앞두고 당규를 바꿔야할 일이 있으면 충분히 취지와 개정 내용을 가지고 공청회라든가 찬반에 대한 의견을 취합해서 당원들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해야지 않나"라며 "그런데 그런 절차도 없다. 또 당규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모른다"라고 했다.

그는 개정안에 담긴 '공천적합도조사(여론조사)에서 20% 이상 격차 시 단수추천(단수공천) 허용' 부분에 대해 "독소조항"이라며 "민주당원들에게 이러한 내용과 사실을 알려서 부결시키고, 정말 새롭게 당원들 의사가 반영된 특별당규를 다시 만들 수 있도록 의견을 모으기 위해 집회에 참여하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당원투표에 붙여질 개정안에 따르면 정치 신인의 진입을 막는 조항들이 적잖다. 경선 이전에 실시되는 공천적합도조사에서 컷오프될 수 있으며, 본경선에서는 당원 명부를 현역 의원과 지역위원장만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또 경선없이 ‘단수 추천’을 허용하는 기준이다. 1위 후보자와 2위 후보자의 격차가 심사 총점 기준 30점 이상이거나 여론조사(공천적합도조사) 결과 20% 이상일 경우 단수 추천이 가능하도록 했다. 해당 지역에서 오랫동안 인지도를 쌓은 현역 의원과,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정치 신인이 여론조사로 맞붙었을 때 현역 의원이 대부분 크게 우세하다. 여기엔 정치신인-청년 등의 가산점은 제외된다.

또 심사 총점을 담당하는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가 어떻게 꾸려지느냐는 것도 공정성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15인 이상으로 구성할 것과 외부 인사가 절반 이상이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을 뿐, 이 과정에 당원들이 참여한다는 규정은 없다. 

더불어민주당 공천TF팀(단장 이개호 의원)이 마련한 특별당규 개정안에 대한 당원투표가 오는 3~4일 이틀간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기존 현역 의원들이나 지역위원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안이란 평이 지배적이다. 즉 '현역 무조건 경선'이라는 시스템 경선이 무력화되고, 기존에 남발되던 경선 없는 '단수공천'이 남발될 가능성이 높아보이면서 다수 민주당원들의 '반대' 투표가 유력시된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공천TF팀(단장 이개호 의원)이 마련한 특별당규 개정안에 대한 당원투표가 오는 3~4일 이틀간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기존 현역 의원들이나 지역위원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안이란 평이 지배적이다. 즉 '현역 무조건 경선'이라는 시스템 경선이 무력화되고, 기존에 남발되던 경선 없는 '단수공천'이 남발될 가능성이 높아보이면서 다수 민주당원들의 '반대' 투표가 유력시된다. (사진=연합뉴스)

만약 이재명 대표를 견제하려는 '이낙연계'를 비롯한 반개혁파 중심으로 검증위원회가 구성될 경우, 개혁 성향의 정치 신인들이 경선도 없이 탈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정치신인이 본경선에 통과하더라도 어려움이 적잖다.

본경선은 안심번호 여론조사 50%, 권리당원 투표 50%를 반영하는데 당원 명부의 열람을 현역 의원과 지역위원장에게만 허락한다. 즉 정치신인 입장에선 '맨손'으로 싸우라는 얘기다. 여기에 현역 의원 평가 결과도 공개되지 않으며, 지난해 열린민주당과 더불어민주당 합당 시 약속한 동일 선거구 3선 연속 출마 금지도 포함되지 않았다.

즉 이번 개정안은 기존 제도와 별 다를게 없다는 평이다. 사실상 현역과 지역위원장의 기득권만을 보장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2020년 총선에도 민주당에선 전체 253개 지역구중 절반에 가까운 118개 지역구(46.7%)에서 단수공천이 됐고, 경선이 실시된 지역구(42.3%) 숫자보다도 많을 정도다. 

'현역 무조건 경선'이라는 시스템 공천은 사실상 유명무실했던 셈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현재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수박'이라 불리는 반개혁파 의원들도 소위 '민주당 텃밭 선거구'에서 단수공천을 받고 쉽게 금뱃지를 달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사회개혁을 외치는 정치신인들 입장에선 크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불리하게 싸워야 하는 내용이 담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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