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열광 시켰던 카타르 월드컵은 이제 12월 19일 마지막 한판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35, 파리 생제르맹)’가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와 축구 인생의 피날레를 장식하려고 합니다.

아르헨티나는 12월 14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카타르 월드컵’ 4강 전에서 3-0으로 이겼습니다. 아르헨티나는 크로아티아를 꺾으면서 브라질 월드컵 이후 8년 만에 결승전에 올라갔지요.

사진: 크로아티아를 누르고 결승에 진출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세리머니 모습.
사진: 크로아티아를 누르고 결승에 진출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세리머니 모습.

메시는 경기 뒤에 인터뷰에서 “우리는 힘든 상황을 겪었다. 좋은 일도 있었다. 현재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팬 모두가 즐기고 있다. 이건 정말 미친 일이다. 아르헨티나가 또 결승전에 올라왔다. 이제 즐겨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카타르 월드컵은 메시의 ‘마지막 춤'이였습니다.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발롱도르 등을 쓸어 담으면서 모든 걸 이뤘지만,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우승과 연이 없었습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월드컵 무대를 밟은 뒤에도 매번 눈물을 흘려야 했지요.

2016년 메시는 죄책감과 사람들의 비난 때문에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때 그의 조국 아르헨티나의 작은 시골 마을 초등학교 여교사가 메시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고, 이 편지는 삽시간에 아르헨티나와 전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결국 메시는 이 여교사의 편지를 읽고 6주 만에 대표팀 복귀를 선언하게 됩니다. 그 감동의 편지를 함께 보시지요.

【리오넬 메시에게!

당신은 아마 이 편지를 읽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저는 오늘 축구 애호가가 아닌 한 사람의 교사로서 당신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저는 비록 아이들 선생님이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저를 향한 아이들의 존경심은 아이들이 당신을 좋아하는 마음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그만큼 아이들은 당신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지금 영웅이 포기하는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당신을 지치게 만든 일부 아르헨티나인들의 어두운 면을 저도 잘 압니다. 그러나 대표팀 은퇴는 당신을 욕하고 깎아내리는 이들에게 굴복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들처럼 승리에만 가치를 두고, 패배를 통해 성장하는 것을 무시하는 어리석음에 넘어가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이들에게, 이기는 것만이 우선이고, 유일한 가치라는 선례를 남기면 안 됩니다. 당신이 어린 시절부터 어떤 어려움을 이겨내며 오늘의 메시가 되었는지 잘 압니다.

성장 호르몬 결핍이라는 희소 병을 앓은 당신이 어린 나이에 고통스러운 주사를 얼마나 자주 맞으며 자랐는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지금 당신이 은퇴하면 이 나라 아이들은 당신에게 배웠던 노력의 가치를 더는 배우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 당신처럼 졌다는 이유 만으로 포기한다면, 오늘도 하루하루를 어렵게 살아가는 이 나라의 많은 사람은 인생의 가치를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당신을 얘기할 때 당신이 얼마나 멋지게 축구를 하는지 얘기하지 않습니다. 프리킥으로 단 한 골을 넣기 위해 당신이 같은 장면을 수천 번이나 연습한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당신은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을 벗어선 안 됩니다. 모든 팬이 당신에게 승리와 우승만을, 트로피와 메달만 바라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제발 우리 아이들에게 2위는 패배라고, 경기에서 지는 것이 영광을 잃게 되는 일이라는 선례를 남기지 말아주세요. 진정한 영웅은 패했을 때, 포기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영웅이라면 이길 때는 같이 이기고, 질 때도 혼자가 아니라는 진리를 알려줘야 합니다.

당신이 우리나라를 대표할 때 만큼은 리오넬 메시가 아닌 아르헨티나 그 자체라는 마음으로 대표팀에 남아 줬으면 합니다. 결과와 관계없이 사랑하는 일을 해서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위대한 우승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세요.

진심을 담아, 비알레 초등학교 교사, 요아나 푹스 올림】

어떻습니까? 영웅은 그런 고난을 뚫고 일어나야 비로소 탄생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영웅 손흥민 선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손흥민의 수필’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어려웠던 날들이 훨씬 많았어요. 좌절하고 눈물을 흘린 순간도 많았고요.

사실 지금도 인내하고 또 인내하며 살고 있어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요. 제 인생에서 공짜로 얻은 건 하나도 없었어요. 드리블, 슈팅, 컨디션 유지, 부상 방지, 전부 죽어라 하고 노력해서 얻은 결과물이라고 믿어요. 어제 값을 치른 대가를 오늘 받고, 내일 받을 대가를 위해서 오늘 먼저 값을 치릅니다. 후불(後拂)은 없습니다. 저는 지금 자제하고 훈련하면서 꿈을 향해 달리고 있어요.』

진정한 영웅은 패했을 때, 포기하지 않습니다. 진정한 영웅이라면 이길 때는 같이 이기고, 질 때도 혼자가 아니라는 진리를 세상에 알려줘야 합니다. 우리도 고난을 이기면 영웅이 됩니다. 고난 끝에 영광이 있으니까요!

단기 4355년, 불기 2566년, 서기 2022년, 원기 107년 12월 16일

덕산 김덕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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