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차 촛불대행진에선 '곽상도 50억 뇌물 무죄' 규탄, '역풍'만 외친 그들 때문에 발목 잡혀있는 '김건희 특검'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개혁을 발목 잡았던 국회의원들, 여러분 다음 총선에서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여러분 잘 골라주십시오. 개혁법안 발목잡고 여러분들 앞에선 대한민국 위하는 척하는 그런 이중적인 국회의원들 꼭 가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해주실거죠?"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을 외치는 촛불행동 주최 26차 촛불대행진이 11일 오후 5시 서울시청~숭례문 도로 사이에서 열렸다. 주최측에 따르면 연인원 3만명이 참석했으며, 이날 가장 핫한 이슈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50억 뇌물 혐의' 무죄 파장이었다. 이는 '유검무죄, 무검유죄'에 '법은 죽었다'라는 구호를 부르고 있다.
이 자리엔 더불어민주당 내 개혁파 의원인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을)이 연단에서 발언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이 일을 잘 못해서 여러분들 고생시킨 거 정말 죄송하다"라며 "원래 우리가 국회에서 얼마든지 검찰개혁 할 수 있었고, 언론개혁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과반을 차지하고 있던 민주당에서 검찰개혁 언론개혁을 제때 이뤄내지 못했다"라고 반성했다.
이수진 의원은 "그로 인하여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돼서 검찰권을 대한민국 전역에 남용하고 있다. 작년 사자성어를 어떤 분이 '압수수색'이라고 했다"라며 "우리가 군사독재 때문에 민주화운동 하느라 얼마나 피를 흘렸나. 그런데 이런 21세기에 검찰이 득세를 하고 검찰권 남용해 민주주의가 얼마나 위협받고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수진 의원은 "그래서 우리가 국회에서 그나마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 걸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안 통과에 대해 설명했다.
이수진 의원은 도이치모터스 2차 주가조작 작전 당시 김건희 여사가 가담한 정황이 형사재판 과정에서 나왔음을 언급했다. 그는 "그럼에도 수사는 받고 있지 않다"라며 "우리가 과반인만큼 법사위원장만 민주당이었어도 지금 벌써 김건희 여사는 특검받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법사위원장이 국힘으로 넘어가서 진행이 더디다. 패스트트랙으로밖에 할 수가 없고 국회에선 180석이 필요하다"라고 토로했다.
이수진 의원은 "김건희 특검 통과시키기 위해 로텐더홀에서 농성하고 있다"며 "김건희 특검법 만들어 통과시켜서 180일 지나면 수사받도록 하고자 하고 있다. 반드시 특검법 통과시키겠다. 다시 한 번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수진 의원은 끝으로 "개혁을 발목 잡았던 국회의원들 다음 총선에서 어떻게 해야겠느냐"라며 "개혁법안 발목잡고 여러분들 앞에선 대한민국 위하는 척하는 그런 이중적인 국회의원들 꼭 가려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는 '180석 민주당'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도록 방해한, 소위 '수박'으로 불리는 반개혁파 의원들을 가려내 다음 국회엔 절대 발붙이지 못하게 해달라는 호소인 것이다.
실제 민주당은 이낙연 대표 체제와 박병석 국회의장 체제가 들어선 직후부터 어떤 효용성 있는 개혁법안 하나 처리하지 않았다. 당시 이낙연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은 검찰·언론개혁은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공언하고는 전혀 지키지 않았으며, 우여곡절 끝에 출범·통과시킨 공수처나 중대재해처벌법 등은 전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만 받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 탄핵'은 가로막으면서도 지난 2021년 새해벽두부터 '이명박-박근혜 사면'을 거론하는 등 당내 분란을 크게 키웠다. 당내 비주류인 개혁파 의원들만으로는 개혁법안 처리에 한계가 올 수밖에 없었다. 그 시기 문재인 청와대도 언론개혁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적폐청산엔 사실상 손을 놓으면서 자신들에 투표한 지지층에게 정치적 효능감을 주지 못했다.
또 민주당 원내대표단 역시 말과 행동을 반대로 해왔다. 윤호중 전 원내대표는 '중단없이 개혁하겠다'고 공언해놓고 하나도 지키지 않았으며, '국회 상임위 재협상은 없다'고 공언하고는 법사위원장직을 국민의힘에 내주는 합의를 한 바 있다.
또 박홍근 현 원내대표도 윤호중 전 원내대표의 '야합'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하고선 자신의 발언과는 반대로 하며, 법사위원장직을 국민의힘에 그대로 내준 바 있다. 즉 '김건희 특검' '대장동 특검' 등이 발목잡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지적이다.
이밖에도 다수 의원들이 매번 '역풍'만 운운하며 개혁을 발목잡았는데, 이들 대부분은 지금도 자기 반성은 없이 이재명 대표를 연일 흔들며 차기 총선 공천권 확보에만 목매고 있다는 비판을 줄곧 듣고 있다. 즉 '현역 전원 경선' 시스템 공천이 진행될 경우, 당원들에 의해 공천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흔들어보겠다는 속내로 읽힌다.
한편 이날 촛불행진은 본대회 장소를 출발해 서울광장, 광화문 사거리, 서대문역, 경찰청을 거쳐 다시 돌아오는 행진을 했다. 이들은 '난방비 폭탄' 사태를 거론하며 "난방비 내리고 윤석열도 내려와라"는 구호와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윤석열 사병 노릇 그만하라"는 구호 등을 외쳤다.
또 참가자들은 서울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철거하려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항의의 표시로 서울광장을 에워쌌다. 또한 경찰청에 도착한 시민들은 ‘윤석열의 사병 노릇 그만하라’라는 경고장을 경찰 저지선에 부착하기도 했다. 오는 18일 토요일에는 한달에 한 번 진행되는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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