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7일 오후 6시에 프로복싱 12대 세계챔피언 장정구 챔프의 타이틀 획득 40주년 기념행사가 선릉역에 위치한 상제리제 빌딩에서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10년 전 30주년 행사를 비롯 여러 차례 장 챔프의 행사를 주관한 필자는 현장에서 WBA 슈퍼 미들급 챔피언 백인철을 위시 WBC 플라이급 챔피언 박찬희 IBF 주니어 밴텀급 챔피언 전주도 WBA 주니어 밴텀급 챔피언 이형철 동양 웰터급 챔피언 황충재 동양 주니어 웰터급 챔피언 이상호등 많은 복싱인 들을 만날 수 있었다. 장 챔프와 필자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해는 1984년 5월 어느날 이었다.

황충재 챔프 박장서 대표님 김준홍 관장님 장윤창 교수님 우측
황충재 챔프 박장서 대표님 김준홍 관장님 장윤창 교수님 우측

당시 필자가 속한 88 체육관에 도카시키와 4차방어전을 앞둔 장정구 챔프가 스파링을 하기 위해 내방 하면서 시작되었다. 장정구는 사각의 링에서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번개 치면 먹구름이 낄지 천둥이 칠지를 사전에 감지(感知) 대비하는 복싱 지능이 높은 천재 복서였다.

장챔프 30주년 기념식장에서 필자와 장챔프(우측)
장챔프 30주년 기념식장에서 필자와 장챔프(우측)

1983년 10월 프로에 입문한 나는 안래기 정비원 박광구 허준 유명우 최응산 김재홍등과 스파링을 하면서 국내 플라이급 8위에 랭커 되었지만 장 챔프와는 실력의 편차(偏差)가 커 감히 스파링은 펼칠 엄두도 낼 수 없었다.

한마디로 장정구란 벽은 나에겐 에베레스트만큼 높은 벽이었다. 당시 88체육관에서 장정구와 스파링하기 위해 명함을 내밀 선수는 국가대표 출신 황동룡 이 유일했다. 그때 그 시절 LF급 국내 랭킹 은 1위 최 점환. 2위 손오공. 3위 유명우. 4위 김정현. 5위 정비원. 6위 김용채. 7위 안래기. 8위 장경재. 9위 마수년. 10위 김도사. 등 역대급(歷代給) 복서들이 줄줄이 포진되어 있었다.

1983년 3월 안래기와 치열한 공방전 끝에 신승(辛勝)을 거둔 15전 전승(1KO)을 기록한 국내 랭킹 3위 유명우는 포텐 (Potential)이 터지지 않은 미완(未完)의 대기(大器)였다. 

SM 프로모션 홍성민 대표와 장정구 챔프 (우측).
SM 프로모션 홍성민 대표와 장정구 챔프 (우측).

각설하고 예상대로 수많은 축하객 들이 참석한 가운데 3시간에 걸친 장 챔프 타이틀 획득 40주년 기념식이 시작되었다. 행사장엔 윤영식 이건동 김영모 임태수 등 장 챔프와 유년 시절 아미동 추억을 공유한 동지들을 포함 축하객(祝賀客) 150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12월 송파경찰서 강력계 형사직을 31년 만에 내려놓고 정년 퇴임한 김장성 심판위원(부천대)도 자리를 함께했다. 김장성 WBC 국제심판과 장 챔프는 2012년 12월 멕시코 휴양도시 칸쿤에서 개최된 WBC 창립 50주년 총회에 김장성 심판은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심판으로 장정구 챔프는 WBC를 빛낸 챔피언으로 선정되어 나란히 참석 인연을 맺었다.

김장성 심판은 2019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최된 WBC LF 급 타이틀 매취 챔피언 일본의 켄시로와 도전자 필리핀의 랜디 페탈콜린 과의 경기에 부심으로 참관한 베테랑 심판이다.

국제심판 김장성 위원과 장정구 챔프
국제심판 김장성 위원과 장정구 챔프

WBC 슈퍼 페더급 1위에 랭크된 이일복 선배가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일복은 장정구 김철호와 함께 조력자인 심영자 회장의 자택인 워커힐 APT에서 함께 훈련한 트로이카다.

1958년 2월 전남 신안군 비금면 태생의 핸섬 보이 이일복은 동아체육관에 입관 1978년 전국 신인대회에서 최우수 선수상을 받고 천호 상전에 장학생으로 입학한 엘리트 복서였다. 그는 그해 김명복배(페더급) 결승에서 김동길(전남체고)에 분패하자 1979년 9월 프로에 전향한다.

이일복은 세계 랭커인 후끼다 류 동양 챔피언 로드 세큐난과 게론 포라스를 연달아 잡으면서 WBC 주니어 라이트급 2위에 올랐으나 세계 타이틀 도전자 결정전에서 알바라도에게 패해 사실상 복싱을 접고 만다.

그의 경기중 가장 인상적인 경기는 1980년 3월에 벌어진 김종표(경흥체)와 벌인 8회전 경기였다. 2개월전 김득구 (동아)에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무승부를 기록한 김종표 (경흥체)와 맞대결한 이일복은 치열한 공방전을 벌여 판정승을 거뒀지만 팽팽한 대접전이었다.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품의 이일복은 장 챔프가 친형처럼 따르는 복서다. 프로복싱 대표적인 잡초복서 유시호(한강)와 조영환(동철) 두 복서도 행사장에 참석 오랜만에 얼굴을 볼수 있었다. 유시호(한강체)는 5전 3승 2패의 일천한 전적으로 9전 8승 (3KO) 1패를 기록한 배석철에 선제 다운을 뺏으며 치열한 백병전을 펼쳤다.

비록 부상으로 인해 TKO패를 당했지만 처철한 사투를 벌인 명승부였다. 현재 유시호는 안양에서 ㈜대리 건설 회장을 맡고 있다.

김준홍 관장 장정구 박찬희 챔프(우측)
김준홍 관장 장정구 박찬희 챔프(우측)

동철 체육관 조영환 도 역술인 박윤수 김준홍 관장과 함께 행사장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복싱계에서 빛과 소금 같은 존재다. 1979년 6월 프로에 대뷔 오창근과 신재용을 KO로 잡으며 돌풍을 일으켰으나 조자호 황인환 마수년등 정상급 복서들에게 브레이커가 걸리면서 5승 4패 2무를 기록하면서 복싱을 접었다.

현재 국가자격증 시험에 합격 월드 푸르지오 시설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리라공고에 85년에 입학 조인주 이창환 박기홍 김진호에 밀려 별다른 성적을 창출하지 못한 88 체육관 후배인 문종식도 오랜만에 행사장에 얼굴을 내밀었다.

문종식은 사회에 진출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철거업체 회장으로 변신 안정된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필자가 서울체고 강사 시절 지도한 일산 리버 체육관 이철희 관장도 참석했다. 필자는 서울체고 강사 시절 7명의 학생을 복싱 사관학교 한국체대에 입학시켰지만 이철희 관장은 은메달만 3개를 획득 아쉽게 서라벌대 경호학과로 방향을 틀었다.

박치순 회장 장정구 챔프 이일복 대표 (우측)
박치순 회장 장정구 챔프 이일복 대표 (우측)

이분들은 이별의 아픔 속에 사랑의 깊이를 알게 되듯이 사각의 링에서 경험한 쓰라린 패배속에 인생의 깊이를 심오(深奧)하게 깨달으면서 무명복서들의 반란(?)을 일으킨 대표적인 복싱인들이다.

배우 한지일 윤영식 대표 장장구챔프 무극선사 임태수 대표(좌측부터).
배우 한지일 윤영식 대표 장장구챔프 무극선사 임태수 대표(좌측부터).

이번 행사장엔 장 챔프와 친분이 두터운 1989년 대종상 영화제 남우 조연상을 수상한 영화배우 한지일 선생도 참석 자리를 빛내줬다. 경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한 선생은 1990년대 비디오 전문회사 한시네 타운을 세워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젖소 부인 바람 났네 를 시작으로 3백 편이 넘는 영화를 제작했다.

이웃집 아저씨 같은 부드럽고 편안한 인상을 풍기는 한지일 선생은 필자가 쓰는 스포츠 컬럼의 애독자이다. 그분은 자네가 스포츠 기자가 아니라 연예부 기자였다면 나와 관계가 더욱더 좋았을 거란 덕담을 던지면서 응원해주시는 분이다. 수도권에 체육관을 14개 운영하는 체육관 대통령 홍성민 SM 프로모션 대표도 장정구 챔프의 기념식 행사에 참석했다.

학사 장교 출신인 김준홍 관장과 용인대 동기인 홍 대표는 용산공고 재학시절(밴텀급) 최규철 (성남 성인고) 과 문철웅(리라공고)을 제압하면서 각종 전국 무대 에서 1.2.3.4등을 한 차례씩 일궈낸 복서다.

올해 용인대 대학원에 진학한 홍성민 SM 프로모션 대표는 현재 복싱 일선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복싱인이다. 

송광식감독. 박치순 회장. 텔런트 송경철(우측)
송광식감독. 박치순 회장. 텔런트 송경철(우측)

시흥에서 복싱 체육관을 운영하는 송광식 시흥시 체육회 감독도 참석했다. 일전에 복싱 메니아 한 분이 필자에게 국내 복서중 스트레이트를 가장 잘 때리는 복서가 누구냐 ? 란 물음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국내 페더급 국가대표 송광식이라고 말 한 적이 있다.

송광식은 문성길과 3차례 격돌 단 한 차례의 다운도 당하지 않은 바위처럼 단단한 내구력을 지닌 신창석(경희대)을 2회에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터진 오른손 스트레이트로 KO 시켜 버린 복서다. 필자의 견해로는 최충일(중앙대)과 고생근(명지대) 못지않은 위력적인 스트레이트를 보유한 복서가 바로 송광식이다.  

유시호 대표 박찬희 장정구 챔프 역술인 박윤수(우측)
유시호 대표 박찬희 장정구 챔프 역술인 박윤수(우측)
재활용 업체 문종식 대표와 박찬희 챔프(우측)
재활용 업체 문종식 대표와 박찬희 챔프(우측)
조영환대표 이형철 챔프 이철희 관장(우측).
조영환대표 이형철 챔프 이철희 관장(우측).

황충재와 간담상조 (肝膽相照)하는 절친 이자 사업가 박장서 선배의 소개로 알게된 배구 국가대표 출신의 장윤창 선배도 행사장에서 자주 뵙는 스포츠 스타다. 장윤창 은 복싱의 장정구 농구의 허재 야구의 선동렬 처럼 배구계에서 상징적인 존재다.

1960년 충남 논산 출신의 지덕체(智德體)를 겸비한 장윤창은 인창고 2학년때 (77년) 첫 국가대표로 뽑힌이래 15년간 줄곧 태극마크를 달면서 단 한 차례도 국가대표팀에서 탈락하지 않은 매우 성실한 선수다. 수도승처럼 금욕적인 생활을 할만큼 자기관리 에 철저한 장윤창은 대한민국 배구에서 최초로 스파이크 서브를 시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점프한 상태에서 몸을 틀어 공격하는 모습은 마치 한폭의 수채화를 연상하는 느낌이 들었다.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과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배구가 금메달을 획득할 때 주포로 활약한 그는 은퇴 후 경기대학교 체육학과 교수로 부임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끝으로 장정구 챔프를 프로모터로 대뷔 시키기 위해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텔런트 송경철과 친분이 두터운 호텔 인트라다 이천 박치순 회장을 비롯 이번 장정구 챔프 타이틀 획득 40주년 기념행사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 들게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 올린다.

조영섭기자는 복싱 전문기자로 전북 군산 출신으로 1980년 복싱에 입문했다. 

1963년: 군산출생
1983년: 국가대표 상비군
1984년: 용인대 입학
1991년: 학생선수권 최우수지도자상
1998년: 서울시 복싱협회 최우수 지도자상

현재는 문성길 복싱클럽 관장을 맡고 있는 정통복싱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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